똑똑365 칼럼
일반 칼럼 9편 · 인물 특집 6편

한 편씩 다듬어온
정리수납 이야기

정리수납 전문가가 현장에서 자주 듣는 고민을 생활의 언어로 풀어 쓴 이야기입니다.
글마다 참고한 연구와 자료의 출처를 함께 적었습니다.

칼럼 15편

  1. 01집에 왔는데, 왜 쉬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2. 02“정리해!”라는 말 대신,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3. 03냉장고는 가득 찼는데, 왜 또 장을 보게 될까요?
  4. 04정리했는데, 왜 다시 어질러질까요?
  5. 05아침마다 찾는 물건이 하루를 서두르게 합니다
  6. 06함께 사는 집인데, 왜 정리는 한 사람의 몫일까요?
  7. 07수납함을 샀는데, 왜 더 좁아졌을까요?
  8. 08침실에는 내일 할 일까지 들여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9. 09집은 그대로인데, 생활은 달라졌습니다
  10. 10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1.곤도마리에
  11. 11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2.데이나 K. 화이트
  12. 12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3.줄리 모겐스턴
  13. 13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4.카산드라 아슨
  14. 14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5.클리아 시어러·조애나 테플린 (더 홈 에디트)
  15. 15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6.야마시타 히데코
일반 칼럼 · 01 / 15

집에 왔는데, 왜 쉬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집에 돌아오면 편안해야 합니다. 밖에서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야 합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도 쉬는 기분이 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소파에 앉으면 식탁 위의 물건이 보입니다. 물 한 잔을 마시러 주방에 가면 정리하지 못한 조리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옷을 갈아입으려다가 의자에 쌓인 옷부터 옮깁니다. 크게 어질러진 집은 아닌데, 움직일 때마다 작은 일이 하나씩 따라붙습니다.

‘저것도 해야 하는데.’

몸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정리수납이 이런 생활의 부담을 덜어 주는 일이었으면 합니다. 보기 좋게 물건을 배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돕는 일 말입니다.

집이 자꾸 할 일을 떠올리게 한다면

미국의 연구자 다비 색스비와 레나 레페티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맞벌이 부부 구성원 60명의 집 소개를 분석하고, 이후 사흘 동안 기분과 코르티솔의 하루 중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집을 어수선하거나 미완성된 공간으로 설명한 여성들에게서는 하루 동안 코르티솔이 감소하는 기울기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하루가 지나면서 우울한 기분이 증가하는 경향도 보였습니다. 반면 집을 휴식과 회복의 공간으로 설명한 여성들에게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습니다.[1]

이 연구는 집을 정리하기 전후를 비교한 실험은 아닙니다. 따라서 정리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집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가 일상의 기분과 신체 반응에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저는 여기서 ‘미완성’이라는 말에 눈길이 갑니다. 집에는 고장 나거나 공사가 끝나지 않은 곳만 미완성으로 남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에 둘지 결정하지 못한 물건, 언젠가 정리하려고 모아 둔 서류, 계절이 바뀌었는데도 그대로인 옷가지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쉬기 좋은 집을 만드는 일은 나를 자꾸 일어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데서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눈에 들어올 때마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곳이 어디인지, 그곳에서 어떤 일이 반복되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소중한 물건이 편안함을 가리지 않도록

물건에는 저마다 들여놓은 이유가 있습니다. 필요해서 샀고, 좋아서 골랐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어 간직했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이야기하면서 쉽게 버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캐서린 로스터와 동료들의 연구에서도 물건과 장소에 대한 애착은 집을 자신에게 의미 있는 공간으로 느끼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물건의 과잉으로 생긴 어수선함은 집에 대한 심리적 연결감과 주관적 행복감에 부정적으로 관련됐습니다.[2]

정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참여한 설문 연구라는 한계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중한 물건을 갖는 일과 그 물건을 편안하게 관리하며 사는 일을 함께 생각하게 합니다.

좋아하는 찻잔이 있어도 꺼내려면 다른 그릇을 여러 개 옮겨야 한다면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아끼는 옷도 어디에 있는지 잊고 지내면 생활에서 멀어집니다. 물건을 보관하고는 있지만, 충분히 누리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저는 좋은 정리가 소중한 물건을 다시 생활 가까이 데려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쓰는 것은 편히 꺼낼 수 있게 하고, 간직할 것은 잘 보관하며, 지금의 생활에 맞지 않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일입니다.

정리가 끝난 뒤 무엇을 얼마나 버렸는지보다, 무엇을 더 편하게 쓰게 되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수납장 안에 넣으면 당장은 말끔해 보입니다. 하지만 문을 열 때마다 물건이 쏟아지고, 하나를 꺼내기 위해 여러 개를 옮겨야 한다면 불편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쓰고 난 물건을 돌려놓기 어려운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가까운 식탁이나 의자에 다시 놓이기 쉽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의지가 부족하다고 자책하기 전에 수납 방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쓰는 물건이 너무 멀리 있지는 않은지, 수납함을 여러 번 열어야 하는지, 한 칸에 너무 많은 것을 담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이것은 앞선 논문에서 직접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생활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정리의 관점입니다. 집에 사는 사람의 움직임과 습관에 맞춰 불편을 하나씩 줄여 보자는 제안입니다.

집은 늘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전시장이 아닙니다. 요리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이가 놀고, 가족이 쉬는 곳입니다. 생활의 흔적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정리할 때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수고가 드는가 하는 점입니다.

집이 편안해지면, 하루에도 여유가 생깁니다

식탁 위에 자리가 생기면 물건을 옮기지 않고도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의자에 쌓인 옷이 제자리를 찾으면 그곳에 앉아 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아침마다 찾던 물건의 위치가 정해지면 외출을 준비하는 시간도 조금은 덜 분주해질 것입니다.

저는 정리 뒤에 이어지는 이런 일상에 관심이 있습니다. 집이 얼마나 말끔해 보이는지만큼,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편안해졌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리가 마음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거나 삶의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소개한 연구들도 그런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집에서 반복되던 불편을 덜어 내고, 편히 머물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일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긴 여유 속에서 누군가는 쉬고, 누군가는 가족과 대화하고, 누군가는 미뤄 두었던 일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집에서 얻은 안정과 평화가 각자의 다음 걸음을 내딛는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한 곳만 편하게 만들어도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집 전체를 바꾸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매일 마음에 걸리는 한 곳을 골라 보면 좋겠습니다. 현관의 선반, 식탁 한쪽, 서랍 한 칸이면 충분합니다.

그곳에 있는 물건을 살피고, 실제로 쓰는 것에 자리를 내주고, 돌려놓기 어려웠던 이유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혼자 결정하기 어렵거나 양이 감당되지 않는다면 도움을 받아도 됩니다.

똑똑365가 함께하고 싶은 일도 그렇습니다.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물건과 생활 방식을 이해하며,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정리를 마친 다음 날에도 집에는 생활의 흔적이 생길 것입니다. 그래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어렵지 않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집을 대하는 마음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해야 할 일보다 앉아서 쉴 자리가 먼저 보였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 수고한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만큼은 편안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Saxbe, D. E., & Repetti, R. (2010). No Place Like Home: Home Tours Correlate With Daily Patterns of Mood and Cortisol.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6(1), 71–81.
논문 전문 · DOI: 10.1177/0146167209352864

2. Roster, C. A., Ferrari, J. R., & Jurkat, M. P. (2016). The dark side of home: Assessing possession ‘clutter’ on subjective well-being.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46, 32–41.
논문 출처 · DOI: 10.1016/j.jenvp.2016.03.003

일반 칼럼 · 02 / 15

“정리해!”라는 말 대신,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아이 방의 문을 열면 할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바닥에는 장난감이 있고, 책상에는 책과 학용품이 뒤섞여 있습니다. 어제 치웠던 것 같은데 오늘도 비슷합니다.

“다 놀았으면 정리해야지.”

몇 번을 이야기하다 보면 목소리가 커집니다. 아이는 마지못해 물건을 수납함에 넣습니다.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면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이면 아이는 다시 묻습니다.

“엄마, 그거 어디 있어?”

이럴 때는 아이가 정리를 했는지와 함께, 정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어른에게는 간단한 일이 아이에게는 여러 가지 판단을 한꺼번에 해야 하는 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해’라는 말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들어 있습니다

책상 위를 정리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지금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책은 책끼리, 필기구는 필기구끼리 모아야 합니다. 버릴 것인지 간직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하고, 각각 어디에 둘지도 알아야 합니다.

어른은 이런 과정을 익숙하게 해냅니다. 그래서 아이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책 한 권을 들고도 망설일 수 있습니다. 아직 읽는 중인데 책장에 넣어도 되는지, 내일 가져갈 준비물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말은 조금 더 구체적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쓰지 않는 책부터 책장에 넣어 볼까.”

“내일 학교에 가져갈 것은 이쪽에 모아 두자.”

한 가지 일을 마친 다음에 다음 일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정리하는 능력은 배울 수 있을까요?

미국의 연구자 하워드 애비코프와 동료들은 정리, 시간 관리, 계획 세우기에 어려움이 있는 ADHD 아동 158명을 대상으로 연구했습니다. 초등학교 3~5학년 아이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고, 정리 기술을 가르치는 훈련 등의 효과를 비교했습니다.

10~12주 동안 20회 진행된 정리 기술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훈련을 기다리던 집단보다 준비물을 관리하고 숙제를 수행하는 능력, 학업 수행 관련 평가 등에서 개선을 보였습니다. 정리와 계획 문제로 부모와 아이 사이에 생기는 갈등도 줄어드는 등 가족생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여러 개선은 다음 학년도에도 유지됐습니다.[1]

이 연구에서 말하는 정리는 방을 깨끗하게 치우는 일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준비물을 관리하고, 과제를 기록하고, 시간을 나누어 쓰며, 해야 할 일을 계획하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또한 특정한 어려움이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므로 모든 아이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눈여겨볼 점은 있습니다. 정리와 계획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기술을 가르쳤을 때 생활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아이에게 정리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방법을 충분히 알려주었는지 돌아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른이 보기 좋은 자리와 아이가 쓰기 좋은 자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수납함의 크기와 색깔이 같으면 방은 단정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매번 뚜껑을 열어야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사용하기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자주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높은 선반에 있거나, 큰 상자 안에 여러 종류가 깊이 섞여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꺼낼 때는 상자를 모두 뒤집고, 정리할 때는 다시 한꺼번에 넣게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자리를 마련해 주면 어떨까요. 자주 쓰는 물건은 쉽게 꺼낼 수 있게 하고, 분류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게 해보는 것입니다. 글자를 읽기 어려운 아이라면 그림이나 사진으로 자리를 알려줄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앞선 연구에서 각각의 효과를 검증한 방법은 아닙니다. 아이가 스스로 쓰고 돌려놓을 수 있도록 집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제안입니다.

자리를 정할 때 아이의 생각도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이건 어디에 있으면 찾기 편할까?”

어른이 정해 준 자리를 외우게 하기보다, 아이가 사용하는 방식을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정리한 뒤에도 자꾸 다른 곳에 놓인다면 그 이유를 다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습관에 비해 자리가 너무 멀거나, 돌려놓는 과정이 번거로울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편안한 집은 어떤 집일까요?

아이의 생활을 생각할 때는 물건의 정돈 상태와 함께 집의 분위기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커비 디터데커드와 동료들은 어린 쌍둥이가 있는 302가정을 연구했습니다. 가정의 혼란 수준은 아이의 인지능력 및 행동 문제와 관련됐고, 이후 2년에 걸친 행동 문제와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부모의 교육 수준과 스트레스, 양육 태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일부 관련성이 남았습니다.[2]

여기서 가정의 혼란은 장난감이 흩어져 있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소음이나 규칙적이지 않은 생활 등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를 근거로 아이 방을 정리하면 정서가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연구를 읽으며 아이가 집에서 무엇을 예측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물건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놀이가 끝나면 무엇을 하면 되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는지 말입니다.

정리를 가르치는 시간도 아이가 그런 기준을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잘못한 것을 지적받는 기억만 남기기보다,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잘 정리한 결과만큼, 스스로 해본 과정도 살펴봐 주세요

아이가 정리한 모습은 어른의 눈에 부족할 수 있습니다. 책의 높이가 맞지 않고, 옷을 접은 모양이 고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곧바로 다시 정리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이 둔 물건을 찾을 수 있고, 다시 그 자리에 놓을 수 있다면 중요한 부분은 해낸 것입니다.

“필통을 여기에 두니까 바로 찾을 수 있겠네.”

이렇게 아이가 한 행동과 그로 인해 편해진 점을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잘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정리를 시작할 때의 부담도 작았으면 합니다. 방 전체를 맡기기보다 오늘 가지고 논 장난감 한 종류, 책상 위의 필기구, 내일 가져갈 준비물부터 해볼 수 있습니다. 함께 시작하고, 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정리가 매번 큰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생활을 돌보는 힘을 길렀으면 합니다

아이의 정리 습관을 이야기하면 성적이 좋아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정리정돈을 잘하면 반드시 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훈련 연구 역시 그런 약속을 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저는 우선 아이의 하루가 조금 편해졌으면 합니다. 필요한 준비물을 찾고, 해야 할 일을 살피고, 쓰고 난 물건을 제자리에 놓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른의 지시를 기다리던 일 가운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씩 늘어났으면 합니다.

그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생활을 돌보는 방법도 조금씩 익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똑똑365가 아이의 공간을 바라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오늘 아이에게 정리하라고 말하기 전에 잠시 함께 살펴보면 어떨까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고 있는지, 물건의 자리가 분명한지, 그 자리에 아이의 손이 쉽게 닿는지 말입니다.

“정리해”라는 말 다음에, 아이가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 함께 있었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Abikoff, H., Gallagher, R., Wells, K. C., Murray, D. W., Huang, L., Lu, F., & Petkova, E. (2013). Remediating organizational functioning in children with ADHD: Immediate and long-term effects from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81(1), 113–128.
논문 전문 · DOI: 10.1037/a0029648

2. Deater-Deckard, K., Mullineaux, P. Y., Beekman, C., Petrill, S. A., Schatschneider, C., & Thompson, L. A. (2009). Conduct problems, IQ, and household chaos: A longitudinal multi-informant study.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50(10), 1301–1308.
논문 출처 · DOI: 10.1111/j.1469-7610.2009.02108.x

일반 칼럼 · 03 / 15

냉장고는 가득 찼는데, 왜 또 장을 보게 될까요?

장을 보고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엽니다. 새로 산 두부를 넣으려다가 안쪽에 있던 두부 한 모를 발견합니다. 채소 칸에는 지난번에 사 둔 오이가 남아 있고, 문 쪽에는 비슷한 소스가 두 병 놓여 있습니다.

분명 필요한 것을 샀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이미 있는 물건입니다.

냉장고에 식재료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냉장고 정리의 중요한 목적을 생각하게 됩니다. 많이 넣는 것만큼, 들어 있는 것을 알고 제때 꺼내 쓰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장을 보기 전에, 이미 산 것을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가격을 꼼꼼히 비교합니다. 같은 값이면 양이 많은 것을 고르고, 할인하는 품목에도 눈길이 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신중하게 산 식재료를 다 먹지 못하고 버린다면, 계산대에서 아낀 돈이 실제 절약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루마니아 소비자 244명을 조사한 비올레타 스테판과 동료들의 연구는 이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연구진은 음식물을 버리지 않으려는 마음뿐 아니라 식사 계획과 장보기 습관이 음식물 낭비에 어떻게 관련되는지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낭비하지 않겠다는 의도보다 계획과 구매에 관한 일상적인 습관이 응답자들이 보고한 음식물 낭비를 설명하는 데 중요하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설문에 기초한 탐색 연구이므로, 특정한 습관 하나가 낭비를 얼마나 줄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1]

저는 이 결과를 보며 ‘아껴 먹어야지’라는 다짐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합니다. 냉장고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어야 다음 장보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보기 목록을 쓰기 전에 냉장고를 한 번 살펴보는 것. 새로 살 것보다 먼저 먹을 것을 확인하는 것. 냉장고 수납은 이런 행동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빈틈없이 채웠다고 수납을 잘한 것은 아닙니다

냉장고 안에 용기를 차곡차곡 쌓으면 많은 양을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 있는 것을 여러 개 꺼내야 뒤쪽 식재료가 보인다면, 보관은 했어도 관리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깊숙이 들어간 식재료는 다음 장보기에서 잊히기 쉽습니다. 새로 산 것이 앞을 차지하고, 먼저 산 것은 더 뒤로 밀려납니다. 어느 날 냉장고를 크게 정리하면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냉장고 수납을 볼 때는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와 함께, 무엇이 있는지 얼마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문을 열고 안을 보았을 때 식재료의 종류와 대략적인 양을 알 수 있는지, 하나를 꺼내려고 여러 개를 옮겨야 하는지, 안쪽까지 확인하는 일이 번거롭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냉장고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다는 것은 식재료를 보관하고 꺼내 쓰는 과정까지 편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같은 종류끼리 모으되, 먼저 먹을 것도 보여야 합니다

채소는 채소끼리, 반찬은 반찬끼리 모으면 찾기 편합니다. 여기에 하나의 기준을 더해 보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적절한 보관 조건을 지키는 범위에서, 먼저 사용할 식재료가 잘 보이도록 배치하거나 간단한 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냉장고 문에 작은 메모를 붙여 두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이번에 먼저 먹을 것: 두부, 애호박, 남은 반찬.’

이렇게 적힌 내용은 저녁 메뉴를 생각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새로 살지 고민하기 전에, 이미 있는 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살펴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바꾸어 담는다면 내용물과 날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남겨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보기 좋은 배치를 위해 식품별 보관 조건이나 표시된 보관·섭취 안내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방법들은 앞선 논문에서 각각의 효과를 검증한 처방은 아닙니다. 계획과 장보기 습관에 관한 연구를 일상의 수납에 연결해 본 제안입니다.

고객님 댁에서 실제로 먹는 양을 알아야 합니다

냉장고의 크기보다 먼저 생각할 것은 가족이 집에서 몇 끼를 먹는가 하는 점입니다.

평일 저녁을 대부분 밖에서 먹는 가정과 매일 집에서 요리하는 가정의 장보기 양은 달라야 할 것입니다. 같은 가족이라도 일정이 바쁜 주와 집에 머무는 주는 다릅니다.

그런데 장을 볼 때는 실제 일정 대신 ‘이 정도는 있어야 든든하지’라는 생각으로 양을 정하기도 합니다. 요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여러 재료를 샀지만, 막상 시간이 없어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냉장고 정리는 생활을 확인하는 기회가 됩니다. 자주 남는 식재료가 무엇인지, 매번 큰 포장으로 샀다가 일부를 버리지는 않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두 번, 세 번 같은 재료가 남는다면 다음에는 양을 줄여 볼 수 있습니다. 자주 사지만 잘 쓰지 않는 소스라면 새것을 사기 전에 사용 계획부터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식재료를 남겼다는 사실을 탓하기보다, 다음 구매를 조정하는 정보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의 기억에만 맡겨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족 중 한 사람만 냉장고 속을 알고 있다면 다른 사람은 매번 물어야 합니다.

“먹을 것 있어?”

“이건 새로 산 거야?”

“어느 것부터 먹으면 돼?”

정리를 담당한 사람에게는 익숙한 배치도 다른 가족에게는 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함께 사용하는 냉장고라면 자리와 표시도 함께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유와 음료를 놓는 곳, 남은 반찬을 두는 곳, 먼저 확인할 식재료의 표시를 가족이 알아볼 수 있게 해보면 어떨까요. 자리를 지나치게 세분화하기보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게 정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자리를 바꾸었을 때 다시 설명해야만 유지되는 정리라면, 방법이 너무 복잡하지 않은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수납은 정리한 사람만 잘 아는 상태에 머물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용하는 사람 누구나 필요한 것을 찾고, 남은 양을 확인할 수 있어야 오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정리의 성과는 다음 장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냉장고를 정리한 직후에는 반듯하게 놓인 용기와 깨끗해진 선반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그다음 일주일도 살펴보고 싶습니다.

집에 있는 것을 또 사지는 않았는지, 먼저 먹으려던 식재료를 사용했는지, 안쪽에서 잊힌 채 버려진 음식이 줄었는지 말입니다. 당장 뚜렷한 변화가 없더라도 무엇이 반복해서 남는지 알게 되었다면 다음 정리의 기준이 생긴 것입니다.

똑똑365는 냉장고를 정리할 때 가족의 장보기와 식사 습관까지 함께 살핍니다. 식재료가 잘 보이고, 가족 누구나 꺼내 쓰기 편하며, 무엇을 더 사야 할지 판단하기 쉬운 수납을 생각합니다. 정리한 모습만큼, 그 뒤에 이어지는 생활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오늘 장을 보러 나가기 전에는 냉장고 문부터 열어 보면 어떨까요. 살 것을 찾기보다 이미 산 것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냉장고 정리가 끝났다는 것은, 안에 들어 있는 음식이 식탁으로 잘 이어진다는 뜻이었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Stefan, V., van Herpen, E., Tudoran, A. A., & Lähteenmäki, L. (2013). Avoiding food waste by Romanian consumers: The importance of planning and shopping routines. Food Quality and Preference, 28(1), 375–381.

「루마니아 소비자의 음식물 낭비 줄이기: 계획과 장보기 습관의 중요성」
DOI: 10.1016/j.foodqual.2012.11.001 · 논문 전문 보기

일반 칼럼 · 04 / 15

정리했는데, 왜 다시 어질러질까요?

주말에 시간을 내어 집을 정리했습니다. 쌓여 있던 물건을 나누고, 서랍마다 자리를 정했습니다. 한동안은 어디를 열어 보아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면 식탁 한쪽에 우편물이 놓입니다. 쓰고 난 충전기는 소파에 남아 있고, 서류 몇 장이 책상 위에 쌓입니다. 처음에는 금방 치울 수 있는 양이었는데, 어느새 다시 마음먹고 정리해야 할 만큼 늘어납니다.

“나는 왜 정리를 유지하지 못할까.”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건의 자리를 정하는 일과 그 자리에 되돌려 놓는 행동이 익숙해지는 일에는 서로 다른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리를 마친 날 공간은 달라졌지만, 생활은 아직 새로운 배치에 익숙해지는 중일 수 있습니다.

정리한 다음 날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서랍의 위치를 바꾸면 처음에는 예전 자리를 열어 보게 됩니다. 물건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알고 있어도 손은 익숙한 곳으로 향합니다.

집을 정리한 뒤에도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우편물을 늘 식탁에 내려놓았다면 보관할 자리를 따로 마련한 뒤에도 같은 행동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리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오랫동안 반복한 행동까지 곧바로 달라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리가 끝난 뒤에는 무엇을 어디에 두었는지와 함께, 언제 그곳으로 돌려놓을지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편물을 받자마자 분류할 것인지, 저녁에 한 번 확인할 것인지. 책상에서 일을 마칠 때 서류를 넣을 것인지, 다음 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정리할 것인지 말입니다.

‘앞으로 잘 정리해야지’라는 마음에 실제로 행동할 순간을 더해 주는 것입니다.

습관에는 정해진 완성일이 없습니다

영국의 연구자 필리파 랠리와 동료들은 일상에서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참가자 96명은 식사·음료 섭취 또는 신체활동과 관련된 행동 하나를 골라, ‘아침 식사 후’처럼 같은 상황에서 매일 실천하도록 했습니다. 연구는 12주 동안 진행됐습니다.

분석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행동을 반복하면서 그 행동이 점차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익숙해지는 속도에는 큰 개인차가 있었고, 한 번 실천하지 못한 것이 습관 형성 과정을 크게 흔들지는 않았습니다.[1]

이 연구는 정리수납을 직접 다룬 연구는 아닙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만 정리하면 누구나 유지할 수 있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새로운 행동을 생활에 익히려 할 때, 반복할 상황을 정하고 적응할 시간을 주는 관점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리한 뒤 며칠 만에 다시 물건이 쌓였다고 해서 실패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방법이 생활에 자리 잡으려면 실제로 사용하며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날 때’보다 분명한 순간을 정해 봅니다

시간이 나면 정리하겠다고 생각해도 하루가 끝날 때까지 그 시간이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계속 생기고, 저녁에는 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이미 반복하고 있는 행동에 짧은 정리를 연결해 보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노트북을 닫으면 책상 위의 서류를 정해 둔 곳에 넣습니다. 충전을 마치면 케이블을 보관 자리에 돌려놓습니다. 세탁한 옷을 개면 자리를 뜨기 전에 서랍에 넣습니다.

처음부터 집 전체를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주 미뤄지는 행동 하나를 골라, 언제 시작하고 어디까지 하면 끝나는지 정해 보는 것입니다.

‘저녁마다 집을 정리한다’는 계획은 범위가 넓습니다. 반면 ‘노트북을 닫은 뒤 서류를 파일에 넣는다’는 계획은 해야 할 일이 분명합니다.

이런 예시는 습관 연구를 생활에 적용해 본 제안입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생활표를 그대로 따르는 것보다, 자신의 하루에서 실제로 반복되는 순간을 찾는 일입니다.

며칠 해보면 계획에서 빠진 부분이 보입니다

정리 방법을 정할 때는 잘될 것 같았는데 막상 생활해 보면 자꾸 미뤄지는 일이 있습니다. 그때는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기 전에 어느 부분에서 멈추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서류를 정리하려는데 보관할 기준이 모호한 것일 수 있습니다. 영수증과 계약서, 안내문을 모두 같은 파일에 넣으려니 매번 판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기로 한 시간이 실제로는 가장 피곤한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계획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서류의 임시 자리를 정하고 검토할 시간을 따로 잡거나, 정리하는 시간을 생활에 맞게 옮겨 보는 것입니다.

처음 세운 방법을 끝까지 지키는 것만이 성실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알아내고 방법을 고치는 것도 생활을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다만 임시 자리를 만들었다면 언제 다시 확인할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옮겨 놓는 일만 반복되면 미뤄 둔 물건의 위치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놓쳤을 때 돌아오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바쁜 날이 있고, 몸이 좋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거나 일정이 몰리면 평소의 순서가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 놓친 정리를 한꺼번에 만회하려다 시작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어제 하지 못한 일까지 모두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짧았던 정리가 다시 큰일이 됩니다.

앞서 소개한 연구에서도 한 번의 실천 누락이 습관 형성을 크게 방해하지는 않았습니다.[1] 물론 오랫동안 반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 번 놓쳤다는 이유로 전체 계획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다시 시작한다면 평소에 하기로 한 작은 행동부터 해볼 수 있습니다. 밀린 물건이 많다면 한꺼번에 처리하려 하지 말고, 따로 정리할 시간을 마련해도 좋습니다.

유지하기 좋은 방법에는 바쁜 날 이후에 다시 시작할 여지도 있어야 합니다.

조금 어질러져도 쉽게 정리할 수 있으면 됩니다

책을 읽으면 책상 위에 책이 놓이고, 일을 하면 서류가 펼쳐집니다. 취미 활동을 하다 보면 도구를 꺼내 놓게 됩니다. 집에서 무언가를 하며 지내는 동안 물건이 밖에 나와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을 마친 뒤입니다. 물건을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알고, 큰 수고 없이 돌려놓을 수 있다면 정리는 잘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한꺼번에 치워야 했지만 이제는 일을 마친 뒤 짧게 정돈할 수 있다면, 생활이 한결 편해진 것입니다. 바쁜 날 잠시 미뤘더라도 다음 날 쉽게 정리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집이 하루 종일 깨끗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편하게 꺼내 쓰고, 사용한 뒤에는 어렵지 않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똑똑365는 물건의 자리를 정할 때 그 자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될지도 함께 생각합니다. 정리 직후의 모습과 더불어, 쓰고 난 뒤 되돌려 놓는 과정이 얼마나 편한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오늘은 집 전체를 다시 정리하기보다 자꾸 미뤄지는 행동 하나를 골라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일을 하루의 어느 순간에 하면 좋을지 정해 보는 것입니다.

작은 정리가 내 생활에 익숙해지면, 집을 한꺼번에 치워야 하는 부담도 덜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Lally, P., van Jaarsveld, C. H. M., Potts, H. W. W., & Wardle, J. (2010). How are habits formed: Modelling habit formation in the real world.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40(6), 998–1009.

「습관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실제 생활에서의 습관 형성 과정 모형화」
DOI: 10.1002/ejsp.674

일반 칼럼 · 05 / 15

아침마다 찾는 물건이 하루를 서두르게 합니다

나갈 시간은 다 되었는데 열쇠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 입었던 옷의 주머니를 확인하고, 식탁 위를 살펴보고, 가방 안을 다시 뒤집어 봅니다. 열쇠를 찾고 나니 이번에는 가져가야 할 서류가 생각납니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었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갑니다. 몇 분 사이에 집 안을 여러 번 오갑니다. 늦지 않게 일어났는데도 집을 나설 때는 늘 마음이 급합니다.

이런 아침이 반복된다면, 외출에 필요한 물건이 어디에 있고 어떤 순서로 챙기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매일 같은 물건을 찾고 있다면 그만큼 줄일 수 있는 불편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현관과 그 주변의 수납이 하루의 출발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것을 찾느라 서두르는 시간을 줄이고, 빠뜨린 것이 없는지 여러 번 되짚지 않아도 되는 공간 말입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아도 잊고 나갈 수 있습니다

물건을 잊고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보관 장소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반납할 책은 책장에 있고, 제출할 서류는 파일에 잘 들어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압니다. 그런데 막상 외출할 때 가져가는 것을 잊습니다.

물건의 위치를 아는 것과 필요한 순간에 챙기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아침에는 옷을 입고, 시간을 확인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가져가려던 물건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출 준비를 기억에만 맡겨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외출 때 가져갈 물건을 미리 구분해 두고, 나가기 전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억을 도와주는 단서를 남겨 봅니다

영국의 연구자 샘 길버트는 나중에 해야 할 일을 기억할 때 외부의 도움을 사용하는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총 1,196명이 참여한 네 차례의 온라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잠시 뒤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기억하거나, 잊지 않도록 화면에 단서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연구에서는 이런 단서를 활용하는 것이 의도한 행동을 수행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1]

실제 가정의 현관이나 수납을 시험한 연구는 아닙니다. 따라서 특정한 수납함을 두면 물건을 잊는 일이 얼마나 줄어든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야 할 일을 계속 머릿속으로 기억하려 하기보다, 필요한 순간에 떠올릴 수 있도록 주변에 단서를 마련하는 방법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외출 준비물을 따로 두거나, 마지막에 확인할 짧은 메모를 남기는 것은 이 관점을 집 안에 적용해 보는 방법입니다.

매일 가져가는 것과 특정한 날에 필요한 것을 구분합니다

열쇠와 지갑처럼 거의 매일 가져가는 물건이 있습니다. 반납할 책이나 제출할 서류처럼 특정한 날에만 필요한 물건도 있습니다.

매일 가져가는 물건은 사용하는 방식에 맞춰 자리를 정하면 됩니다. 늘 같은 가방을 쓴다면 가방 안의 정해진 칸에 두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가방을 자주 바꾼다면 옮겨 담을 소지품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작은 자리를 마련해 볼 수 있습니다.

특정한 날에 필요한 물건은 평소의 보관 장소와 별도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다음 외출 때 가져갈 것이 확실하다면 미리 가방에 넣거나, 가방을 챙길 때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곳에 두는 것입니다.

큰 가구를 새로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선반의 한쪽이나 가방 옆의 정해진 공간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관 바닥이나 문이 열리는 곳에 물건을 놓아 이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외출 준비를 위한 자리는 필요한 물건이 눈에 들어오면서도, 집을 드나드는 데 불편이 없는 곳이어야 합니다.

준비가 끝난 물건은 다시 찾지 않아도 되게 합니다

내일 제출할 서류를 다 준비했다면, 아침에 다시 꺼내야 하는 서랍보다 가져갈 가방에 넣어 두는 편이 간단할 수 있습니다. 반납할 책도 책장으로 돌려놓기보다 외출 준비물로 구분해 둘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침에 해야 할 일이 줄어듭니다. 무엇을 가져갈지 처음부터 떠올리고 찾아다니는 대신, 준비된 것이 맞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당장 가방에 넣을 수 없는 물건도 있습니다. 아침까지 사용해야 하는 충전기나 출발 직전에 챙겨야 하는 물건이라면 가방 옆에 짧은 메모를 두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충전기 챙기기.’

‘탁자 위 서류 확인하기.’

메모에는 실제로 확인할 일만 적고, 챙긴 뒤에는 치우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난 메모가 계속 남아 있으면 이번에 필요한 내용을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배치와 메모 방식은 논문에서 직접 검증한 수납 절차가 아니라, 기억을 돕는 단서를 생활에 적용해 본 제안입니다.

나가기 직전에 무엇을 가지러 다시 들어오나요?

외출에 필요한 물건을 모두 현관에 모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옷은 옷장에서 고르는 것이 편하고, 몸단장에 필요한 물건은 거울 가까이에 있어야 쓰기 좋습니다.

살펴볼 것은 실제 준비 과정에서 같은 곳을 불필요하게 반복해서 오가는지입니다.

가방을 챙긴 뒤 서류 때문에 책상으로 돌아가고, 신발을 신은 뒤 소지품 때문에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면 어떤 준비가 빠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건을 무조건 현관 가까이 옮기기보다, 어느 순간에 챙기면 되돌아오는 일을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아침의 움직임을 한 번 따라가 보면 작은 불편이 보일 수 있습니다. 가방은 현관에 있는데 넣어야 할 물건은 여러 방에 흩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옷은 골랐는데 함께 사용할 소품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가방을 챙길 장소를 조정하거나, 필요한 소품을 옷과 함께 준비해 둘 수 있습니다. 집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준비하는 순서와 물건의 위치를 맞춰 볼 여지가 있습니다.

외출 준비물을 두는 곳에 다른 물건이 쌓이지 않도록

외출 준비물을 두는 곳은 물건이 잠시 머무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처리할 것까지 계속 모으면 물건을 쌓아 두는 곳이 되기 쉽습니다.

며칠째 놓인 물건이 있다면 언제 가져갈 것인지 다시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우선 제자리에 보관하고, 할 일 목록에 적어 둘 수 있습니다. 일정이 정해졌을 때 외출 준비물로 옮기는 것입니다.

매일 가져가는 물건의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수증과 잡동사니가 함께 쌓여 열쇠나 지갑을 다시 찾아야 한다면 그곳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준비 공간은 넓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음 외출에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찾는 아침에서 확인하는 아침으로

현관 주변을 정리한 뒤에는 집을 나서기 전 물건을 찾는 일이 줄었는지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신발을 신었다가 다시 벗는 일이 줄었는지, 가방 속을 여러 번 뒤지지 않아도 되는지, 가져갈 물건 때문에 가족을 급하게 부르는 일이 줄었는지 말입니다.

똑똑365는 수납을 계획할 때 물건이 보관되는 자리와 실제로 사용되는 순간을 함께 살핍니다. 현관 주변도 같은 기준으로 봅니다. 집을 나서는 사람이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편하게 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침의 분주함을 모두 정리수납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매일 반복해서 찾는 물건과 되돌아가는 움직임 가운데 줄일 수 있는 것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내일 가져갈 물건 하나를 미리 준비해 보면 어떨까요. 아침에 기억해야 할 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는 것입니다.

집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이 물건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Gilbert, S. J. (2015). Strategic offloading of delayed intentions into the external environment. The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68(5), 971–992.

「나중에 할 일을 기억하기 위해 외부 환경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DOI: 10.1080/17470218.2014.972963 · 논문 전문 보기

일반 칼럼 · 06 / 15

함께 사는 집인데, 왜 정리는 한 사람의 몫일까요?

“말하면 내가 할게.”

집안일을 두고 이야기할 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도와주겠다는 뜻이지만, 이 말을 듣고도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차리고, 부탁하고, 끝났는지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정리도 그렇습니다. 물건을 직접 치우는 사람과 별개로, 무엇이 쌓였는지 알고 어디를 정리해야 하는지 계속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가족이 물건을 찾을 때마다 위치를 알려주고, 수납공간이 부족해지면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함께 쓰는 집인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억하고 챙기는 역할이 한 사람에게만 몰려 있지는 않을까요?

손으로 하는 일 뒤에, 계속 생각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욕실의 수납장을 정리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물건을 꺼내고 종류별로 나누어 넣는 모습은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 중복되어 있는지 살피고,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하고, 자리를 바꿀지 결정해야 합니다. 정리한 뒤에는 다른 가족도 불편 없이 사용하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이런 일은 손을 움직이는 시간만으로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일을 하는 중에도 문득 떠오르고,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남을 수 있습니다.

사회학자 앨리슨 대밍거는 35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한 70회의 심층 면담을 통해 이런 가사노동을 연구했습니다. 연구에서는 필요한 일을 미리 알아차리고, 해결 방법을 찾고, 결정하고,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을 ‘인지적 노동’으로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집안일이 이루어지도록 머릿속으로 계획하고 챙기는 일입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특히 필요를 미리 파악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일을 더 많이 맡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담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부부 사이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1]

특정한 부부들을 면담한 질적 연구이므로 모든 가정의 역할 분담을 같은 모습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집안일을 나눌 때 눈에 보이는 작업 외에 무엇을 함께 살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어디 있어?”라는 질문이 누구에게 향하는지 살펴봅니다

가위가 필요할 때, 여분의 수건을 찾을 때, 건전지를 바꿔야 할 때 가족은 누구에게 묻고 있나요?

가끔 묻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늘 같은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면 집 안의 정보가 그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모든 위치를 기억하고 다른 가족에게 알려주는 방식은 당장은 편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없으면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렵고, 자리를 바꿀 때마다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함께 쓰는 물건은 함께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납이 필요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공용 물건의 자리를 함께 정하고, 필요한 곳에는 알아보기 쉬운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정리한 사람만 이해하는 분류보다 가족 누구나 알아보고 사용할 수 있는 분류가 필요합니다.

부탁받은 일을 하는 것과 한 부분을 맡는 것은 다릅니다

“이 수건 좀 넣어 줘.”

이 부탁을 받은 사람이 수건을 넣으면 작업 하나는 끝납니다. 하지만 수건이 마른 것을 확인하고, 정리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부탁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역할을 나눌 때는 이런 앞뒤 과정까지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수건 관리를 맡는다면, 마른 수건을 정리해 두고 가족이 사용할 수건이 충분한지 살피는 데까지 범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 공용 생활용품을 맡는다면 남은 양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을 구매 목록에 적는 일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을 복잡하게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누가 어디까지 맡는지 서로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사람이 매번 일을 지시하고 확인하는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 분담 방식은 앞선 연구에서 효과를 직접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관리 부담까지 나누기 위한 실용적인 제안입니다.

함께 맡으려면 정리 기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역할을 나누었는데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정리를 끝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아직 어수선하다고 느낍니다.

수건을 접는 모양이나 물건을 놓는 순서까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 “제대로 해 줘”라는 말만으로는 어느 부분을 바꾸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꼭 필요한 기준부터 정해 보면 좋겠습니다.

서랍이 무리 없이 닫혀야 한다는 것, 주변 물건을 쏟거나 여러 개 옮기지 않고도 필요한 것을 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통로에 물건을 두지 않는다는 것처럼 실제 사용과 연결된 기준입니다.

공용 물건의 위치는 함께 정한 약속을 지키되, 수건을 접는 모양처럼 사용에 지장이 없는 부분은 맡은 사람의 방식을 존중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가족이 물건을 찾거나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면 모든 것을 한 사람의 방식에 맞출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합의한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면 다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때도 무엇이 불편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면 좋겠습니다. “정리를 못한다”는 평가보다 “아래에 있는 수건을 꺼낼 때 위의 것이 모두 무너진다”는 설명이 해결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똑같이 나누기보다 감당할 수 있게 나눕니다

가족의 생활시간과 체력은 다릅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도 다르고, 돌봄이나 업무가 몰리는 시기도 있습니다. 맡은 공간의 개수가 같다고 부담까지 같은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매일 확인해야 하는 일과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도 다릅니다. 물건을 옮기는 작업은 짧아도 무엇이 필요한지 계속 살펴야 하는 일은 부담이 길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할을 정한 뒤에는 실제로 감당할 만한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누군가 바빠졌다면 잠시 조정하고, 예상보다 일이 많다면 범위를 다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집안을 주로 관리하던 사람 혼자 이런 조정까지 맡지 않도록, 서로 먼저 자신의 상황과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누가 어떤 일을 얼마나 맡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사람에게 부담이 몰리지 않도록 역할을 조정하면 좋겠습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계속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한 사람이 직접 하면 빠를 수 있습니다. 설명하는 동안 자신이 끝내는 편이 낫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식이 반복되면 다른 가족은 배울 기회를 얻기 어렵고, 익숙한 사람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사용법을 익히고 각자가 맡은 부분을 관리해 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리수납 전문가는 물건을 배치하는 일과 함께, 가족이 그 수납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살펴야 합니다. 함께 쓰는 물건의 위치와 분류를 가족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똑똑365는 공간을 정리할 때 누가 그 물건을 사용하고 관리하는지 함께 살핍니다. 한 사람의 기억과 수고에만 기대지 않고, 가족이 필요한 것을 찾고 돌려놓을 수 있는 수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오늘은 집안일을 얼마나 했는지와 함께, 무엇을 계속 기억하고 챙기고 있었는지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요? 말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던 일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함께 사는 집의 편안함을, 한 사람만의 수고로 유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Daminger, A. (2019). The Cognitive Dimension of Household Labor.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84(4), 609–633.

「가사노동의 인지적 측면: 집안일을 계획하고 챙기는 보이지 않는 노동」
DOI: 10.1177/0003122419859007 · 하버드대학교 연구 소개 및 초록

일반 칼럼 · 07 / 15

수납함을 샀는데, 왜 더 좁아졌을까요?

정리를 하려고 수납함을 샀습니다. 같은 색과 모양으로 맞추니 보기에도 단정합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물건을 넣고 나니 이제야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하려니 불편합니다. 뚜껑을 열려면 위에 쌓인 상자부터 내려야 하고, 선반에 빈틈없이 넣었더니 손을 넣어 잡을 여유가 없습니다. 서랍 안에 넣은 칸막이 때문에 원래 들어가던 물건이 다 들어가지 않기도 합니다.

공간을 넓게 쓰려고 산 물건이 오히려 공간을 차지하고, 꺼내 쓰는 일까지 번거롭게 만든 것입니다.

수납함은 유용한 도구입니다. 다만 담을 물건과 놓을 자리, 사용하는 방식에 맞아야 제 역할을 합니다.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수납용품부터 사기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는 이유입니다.

담을 물건을 알아야 수납함을 고를 수 있습니다

수납함을 고를 때는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부터 보게 됩니다. 그러나 수납함 자체도 공간을 차지합니다. 벽과 바닥에 두께가 있고, 손잡이나 뚜껑이 바깥으로 튀어나온 제품도 있습니다.

제품에 표시된 크기와 실제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내부 크기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가로 길이가 30cm인 물건을 담으려고 같은 치수가 표시된 상자를 골랐다면, 그 숫자가 상자의 바깥 크기인지 안쪽 크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바깥 크기라면 물건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상자는 입구를 통과한 물건이 바닥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수납함을 여러 개 넣을 때도 생각할 점이 있습니다. 상자마다 벽 두께가 있고 사이에 틈이 생기기 때문에, 분류는 세밀해져도 실제로 담을 수 있는 양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납함을 고르기 전에 담을 물건을 먼저 모아 보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넣을지, 가장 큰 물건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필요한 수납함의 크기와 개수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들어간다고 해서 편하게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반에 수납함이 들어간다고 해서 사용하기에도 알맞은 것은 아닙니다.

상자를 잡을 손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당길 자리도 있어야 합니다. 선반에 둔 채 뚜껑을 열어 쓸 계획이라면 위쪽 여유도 확인해야 합니다. 문이 달린 장에서는 경첩이나 문짝이 상자를 꺼내는 데 걸리지 않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의 인간공학 지침은 선반을 배치할 때 물건을 과도하게 들어 올리거나 몸을 무리하게 뻗는 동작을 줄이도록 안내합니다. 특히 깊은 선반에서는 안쪽 물건을 보고 손을 뻗어 꺼내기 쉽도록 선반 사이의 높이를 더 확보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1]

이 자료는 작업환경을 위한 지침이며, 가정용 수납함의 효과를 비교한 논문은 아닙니다. 다만 물건이 들어갈 크기뿐 아니라 사람이 꺼내는 동작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은 집 안 수납에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줄자로 폭과 깊이, 높이를 잰 뒤에는 그 앞에 서서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까지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디를 잡을 것인지, 얼마나 당겨야 하는지, 안의 물건이 보이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높이 쌓을수록 꺼내는 일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뚜껑이 있는 상자는 쌓아 두기 좋습니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할 때는 유용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맨 아래 상자를 열기 위해 위의 상자 두 개를 옮겨야 한다면, 사용할 때마다 추가 작업이 생깁니다. 꺼낸 뒤에는 다시 쌓아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자를 여러 단으로 쌓기보다 각각 따로 꺼낼 수 있는 배치가 편할 수 있습니다. 선반 높이를 조절하거나, 공간과 물건의 무게에 맞는 보조 선반을 검토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가벼운 계절용품처럼 드물게 꺼내는 물건은 안정적으로 쌓아 보관하는 방식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상자라도 무엇을 담고 얼마나 자주 여는지에 따라 쓰임이 달라집니다.

수납용품의 모양을 고르기 전에, 사용할 때 어떤 동작을 몇 번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비어 있는 틈에도 쓸모가 있습니다

수납함 옆이나 선반 위쪽에 틈이 남으면 아깝게 느껴집니다. 작은 상자를 하나 더 넣으면 공간을 더 잘 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틈이 물건을 잡고 꺼내는 데 필요한 공간일 수 있습니다. 옷이 빽빽하게 걸린 옷장에서는 옷 한 벌을 꺼내기 위해 양옆의 옷을 밀어야 합니다. 서랍도 가득 채우면 물건을 살펴보거나 다시 넣기가 어려워집니다.

얼마나 채워야 적당한지는 물건과 가구,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모든 공간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실제로 사용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리한 힘을 쓰지 않고 꺼낼 수 있는지, 다른 물건이 함께 딸려 나오지는 않는지, 넣을 때마다 눌러 담아야 하지는 않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남아 있는 여유 덕분에 사용이 편하다면, 그 공간은 낭비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꺼번에 사기 전에 한 칸에서 써봅니다

같은 수납함을 여러 개 구입하면 통일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사용한 뒤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러 개를 동시에 바꾸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한 곳에서 먼저 시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기존 상자로 배치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제품 한 개를 먼저 사용해 보는 것입니다.

물건이 들어가는 것만 확인하지 말고 며칠 동안 꺼내고 넣어 보면 좋겠습니다. 물건을 담은 뒤에도 무리 없이 들 수 있는지, 안쪽까지 보이는지, 다시 넣을 때 걸리는 곳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그 뒤에 같은 제품을 더 살지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방법은 앞서 소개한 지침에서 검증한 구매 절차가 아니라, 수납용품이 생활에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용적인 제안입니다.

새로운 용품 없이 해결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조절 가능한 선반의 높이를 바꾸거나 기존 칸막이의 간격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필요한 자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건의 크기가 다양하다면 모든 칸을 같은 상자로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수납공간을 늘리면서 생활공간을 줄이고 있지는 않나요?

집이 좁게 느껴지면 수납장이나 선반을 더 놓고 싶어집니다. 보관할 곳이 생기면 바깥에 나와 있던 물건을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구가 늘어난 뒤 문을 충분히 열지 못하거나 사람이 지나다닐 곳이 좁아진다면, 물건을 넣을 공간은 늘었어도 생활은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빈 벽에 수납장을 놓기 전에는 문과 서랍을 열었을 때 필요한 공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앞에서 물건을 꺼내고 몸을 움직일 자리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쓴다는 말을 물건을 많이 넣는다는 뜻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보관한 물건을 편하게 사용하면서, 사람이 움직이고 생활할 자리도 확보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수납함을 고르기 전에 생활을 살펴봅니다

똑똑365는 수납용품을 고를 때 물건의 양과 크기, 사용하는 빈도, 가구의 구조와 꺼내는 동작을 함께 살핍니다. 기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필요한 용품을 판단합니다.

정리를 마친 뒤에는 상자가 반듯하게 놓였는지와 함께, 사용이 얼마나 편해졌는지를 봅니다. 다른 상자를 옮기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꺼낼 수 있는지, 무리 없이 제자리에 넣을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리를 위해 무언가를 사고 싶어졌다면, 오늘은 담을 물건과 놓을 자리부터 살펴보면 어떨까요. 자로 재고, 손을 넣어 보고, 실제로 꺼낼 때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좋은 수납함은 크기가 맞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편하게 꺼내 쓰고, 다시 넣을 수 있어야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OSHA). (2004, revised 2013). Ergonomics for the Prevention of Musculoskeletal Disorders: Guidelines for Poultry Processing. OSHA 3213. 「Manual Materials Handling — Racks and Shelves」 항목.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의 인간공학 지침 중 선반의 높이·깊이와 물건을 꺼내는 동작에 관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가정용 수납 효과를 검증한 논문은 아닙니다.
자료 원문 보기

일반 칼럼 · 08 / 15

침실에는 내일 할 일까지 들여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잠자리에 들려고 방에 들어갑니다. 침대 옆에는 확인하지 않은 서류가 놓여 있고, 작은 책상에는 노트북이 펼쳐져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충전하려다가 업무 알림을 확인합니다.

잠깐 답장만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내일 할 일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누울 준비는 마쳤지만, 하루의 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침실이 업무 공간을 겸하기도 합니다. 별도의 방이 없어 침대 옆에 책상을 놓고, 낮에 사용한 물건을 그대로 둔 채 잠자리에 들기도 합니다.

이런 침실을 정리할 때는 물건을 어디에 넣을지만 생각하기보다, 일을 마친 뒤 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같은 방에서 일하고 쉬더라도, 업무에 필요한 물건을 계속 펼쳐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을 멈추어도 일 생각은 남을 수 있습니다

노트북을 닫았다고 해서 머릿속의 업무까지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내일의 일정이 계속 떠오를 수 있습니다.

요하네스 벤트셰와 안드레아 로만하이슬라는 업무 외 시간에 일 생각에서 벗어나는 경험과 건강·회복 등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86편의 출판물에 포함된 91개 독립 표본, 근로자 38,124명의 자료를 종합한 메타분석입니다.

연구에서는 업무 외 시간에 일 생각에서 벗어나는 정도가 높을수록, 스스로 평가한 수면 상태가 더 좋고 피로와 소진이 적은 등의 관련성이 나타났습니다.[1]

이 결과는 침실의 물건을 치우면 잠이 잘 온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 아닙니다. 업무에서 벗어나는 경험과 회복 사이의 관련성을 살핀 연구입니다.

다만 저는 이 연구를 통해,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업무와 휴식이 같은 방에서 이루어진다면, 일을 마친 상태를 공간에서도 구분할 수 있을지 살펴볼 만합니다.

침대 옆에 처리할 일이 모이고 있지는 않나요?

침대 옆은 손이 잘 닿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책과 안경뿐 아니라 우편물, 영수증, 업무 메모까지 놓이기 쉽습니다. 잠들기 전에 확인하려고 가져온 물건이 그대로 남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침대 옆 탁자는 잠자리에서 필요한 것을 두는 곳이면서,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을 모아 두는 곳이 됩니다.

정리할 때는 그 위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잠들기 전이나 일어난 직후에 필요한 것인지,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처리할 것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읽고 있는 책과 안경은 가까이 두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검토할 계약서나 정리할 영수증은 업무를 보는 자리에서 관리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침대 주변을 모두 비우자는 뜻은 아닙니다. 이곳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과 잠시 내려놓은 물건을 구분해 보자는 것입니다.

같은 방에서도 업무용품의 보관 자리는 정할 수 있습니다

방 하나에서 일하고 잠도 자야 하는 집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 공간을 다른 방으로 옮기라는 조언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대신 같은 방 안에서 업무용품을 보관할 자리를 정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 중인 서류를 담는 파일 하나, 업무용 소품을 넣는 서랍 한 칸처럼 작은 구분부터 가능합니다.

일을 마치면 서류와 소품을 그곳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다음에 다시 사용할 때 어디에서 꺼내야 하는지도 분명해집니다.

매번 책상을 완전히 비울 필요는 없습니다. 모니터나 무거운 장비까지 옮기려 하면 정리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그대로 두어야 하는 장비는 안전하게 사용을 마치고, 서류나 소품처럼 보관할 수 있는 것부터 정돈하면 됩니다.

책상의 방향이나 가림 방법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업무 공간을 가리려고 가구를 더 들였다가 통로가 좁아지거나 창문을 가리지 않도록, 현재 공간에서 가능한 방법부터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러한 배치와 보관 방법은 앞선 논문에서 직접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업무와 휴식의 용도를 구분하기 위한 수납 제안입니다.

끝내지 못한 서류도 정리해 둘 수 있습니다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류를 계속 펼쳐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넣어 버리면 잊을 것 같고, 다음 날 다시 찾는 것도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류를 보관하기 전에 어디까지 했는지 짧게 남겨 보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부분을 표시하고, 진행 중인 자료를 한곳에 모아 두는 것입니다.

‘진행 중인 서류’와 ‘처리가 끝난 서류’를 구분하면 끝내지 못한 자료도 정해진 자리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책상이나 침대 위에 펼쳐 놓지 않아도 다음에 이어서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서류를 넣어 두는 것만으로 업무 걱정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잊지 않기 위해 계속 눈앞에 펼쳐 두어야 한다는 불편은 줄여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게 넣는 데서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에 무엇을 어디에서 꺼내면 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기기를 두는 자리와 연락을 확인하는 기준을 함께 살펴봅니다

잠자리에 들었다가 가까이 놓인 업무용 기기를 집어 들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보관하거나 충전하는 위치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잠자리 가까이 두어야 하는 기기인지, 책상이나 다른 적절한 장소에 두어도 되는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야간 연락이 필요한 사람도 있고, 업무와 개인 용도로 같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같은 배치를 권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업무 조건과 실제 사용을 기준으로 정해야 합니다.

또한 연락이 계속 오는 상황을 수납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까지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연락에 응답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기기의 위치는 그런 기준에 맞춰 정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쉬는 시간에도 일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지 않은 채, 기기만 멀리 두라고 이야기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잠들기 위해 물건부터 옮기지 않아도 되도록

침대는 넓고 잠시 물건을 올려놓기 쉽습니다. 그래서 업무 자료를 펼치거나 택배를 분류하는 자리로 쓰기도 합니다. 그러다 밤이 되면 잠을 자기 위해 그 물건들을 다시 옮겨야 합니다.

이 일이 반복된다면 침대 위에 놓이는 물건들이 원래 어디로 가야 하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업무 자료에는 업무용 보관 자리가, 다른 방에서 사용할 물건에는 해당 공간의 자리가 필요합니다.

집이 좁아 침대를 잠시 다른 용도로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도 사용을 마친 물건이 어디로 돌아갈지 정해 두면, 잠들기 직전에 보관 장소부터 고민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침대 위의 물건을 바닥이나 의자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정리가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날 다시 옮겨야 한다면 물건이 머무는 위치만 바뀐 것입니다.

침실을 정리한 뒤에는 잠자리에 들기까지 무엇을 얼마나 치워야 하는지도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보기 좋아졌는지와 함께, 실제로 쉬기 전의 준비가 간단해졌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일을 마친 뒤에는 쉴 수 있는 침실로

똑똑365는 침실을 정리할 때 그 방에서 실제로 어떤 생활이 이루어지는지 함께 살핍니다. 잠을 자는 것 외에 업무와 독서, 옷 관리까지 이루어지는 방이라면 각각의 물건을 어디에서 사용하고 보관할지 구분합니다.

별도의 방이 없더라도 용도에 맞는 자리는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일할 때 필요한 것을 꺼내 쓰고, 사용을 마치면 보관해 잠자리 주변에서 다른 일을 치워야 하는 수고를 줄이는 것입니다.

침실 정리가 수면 문제를 모두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잠들기 직전까지 서류를 옮기고, 필요한 물건을 찾고, 침대 위에 놓인 짐을 치워야 하는 불편은 개선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침대 옆에 놓인 물건 하나만 살펴보면 어떨까요. 잠자리에서 필요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사용하고 보관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내일 다시 할 일은 이어서 시작할 수 있게 정리해 두고, 오늘은 편히 누울 수 있는 침실이 되었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Wendsche, J., & Lohmann-Haislah, A. (2017). A Meta-Analysis on Antecedents and Outcomes of Detachment from Work. Frontiers in Psychology, 7, 2072.

「업무에서 심리적으로 벗어나는 데 관련된 요인과 그 결과에 관한 메타분석」
DOI: 10.3389/fpsyg.2016.02072 · 논문 전문 보기

일반 칼럼 · 09 / 15

집은 그대로인데, 생활은 달라졌습니다

자녀가 독립한 뒤에도 방은 그대로입니다. 책상에는 오래된 참고서가 있고, 옷장에는 두고 간 옷이 남아 있습니다. 가끔 돌아올 때 사용할 공간이 필요하니 당장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은퇴한 뒤의 옷장도 비슷할 수 있습니다. 매일 입던 출근복은 예전 자리에 걸려 있고, 요즘 자주 입는 옷은 남는 칸에 넣어 둡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늘었는데 새로 시작한 취미를 위한 자리는 마땅하지 않습니다.

사는 사람의 하루는 달라졌지만, 가구와 물건의 배치는 예전 생활에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정리는 물건을 반듯하게 놓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집에서 누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어떤 공간이 필요해졌는지 다시 살펴보는 일입니다.

방의 이름보다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 살펴봅니다

우리는 집 안의 공간을 익숙한 이름으로 부릅니다. 아이 방, 서재, 손님방, 다용도실. 한 번 붙은 이름은 생활이 달라져도 오래 남습니다.

그런데 아이 방은 일 년에 며칠만 사용하고, 서재는 책을 읽기보다 상자를 보관하는 곳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정작 매일 하고 싶은 활동은 식탁 한쪽에서 불편하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방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실제 쓰임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누가 얼마나 자주 들어가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어떤 물건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다른 공간에서는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도 생각해 봅니다.

가끔 필요한 용도를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가끔 사용하는 공간을 평소에도 활용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일 필요한 자리가 부족하다면, 그 필요를 집의 배치에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생활이 바뀌면 물건을 보관하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데이비드 에커트와 동료들은 더 작은 주거공간으로 이사한 고령자 30가구의 구성원들을 면담했습니다. 연구진은 이사에 맞춰 살림을 줄이는 과정에 물건의 크기와 쓰임 같은 현실적인 조건뿐 아니라 감정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참여자들은 큰 가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한 뒤, 나머지 물건을 가져갈지, 판매하거나 나눌지 등을 검토했습니다. 연구는 이 과정을 평생 이어지는 소유물 관리가 이사라는 계기를 통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로 바라봤습니다.[1]

이 연구는 고령자의 이사 경험을 다룬 질적 연구입니다. 자녀의 독립이나 은퇴 뒤에 방을 바꾸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거 조건이 달라질 때 물건과 공간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사를 하지 않아도 집에 사는 사람의 수와 생활방식은 달라집니다. 이전에는 꼭 필요했던 공간이 덜 필요해지고, 과거에는 없던 용도가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그 변화에 맞춰 보관할 물건과 자리를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끔 머무는 방을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독립한 자녀가 가끔 머무는 방이라면 잠잘 자리는 여전히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방 전체를 예전 상태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와 이야기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구분하고, 집에 남겨 둘 물건과 가져갈 물건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자리를 평소에는 독서나 취미 활동에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가족의 물건을 일방적으로 정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을 보관할지, 방문했을 때 어느 부분을 사용할지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한 방이 두 가지 용도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올 때마다 많은 물건을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한다면 사용하기 번거로워집니다. 평소에 사용하는 도구와 물건을 그 방 안에서 정돈할 수 있는지, 잠잘 자리는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방을 새롭게 활용하는 계획만큼, 용도를 바꿀 때 드는 수고도 살펴야 합니다.

가장 편한 자리는 지금 자주 쓰는 물건에 내줍니다

생활이 달라졌다고 모든 가구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물건을 놓는 순서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불편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은퇴 뒤 출근복을 입는 일이 줄었다면 자주 입는 일상복을 꺼내기 편한 칸으로 옮겨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 장난감보다 책과 학용품을 많이 사용한다면 손이 잘 닿는 자리의 구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예전에 자주 썼다는 이유로 지금은 드물게 사용하는 물건이 가장 편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가끔 필요한 물건은 보관하되 매일 사용하는 물건과 자리를 구분하면 좋겠습니다. 무겁거나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 물건은 사용 빈도뿐 아니라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앞선 논문에서 효과를 시험한 절차가 아니라, 달라진 생활을 수납에 반영하기 위한 실용적인 제안입니다.

새로 하고 싶은 일에는 그에 맞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집에서 그림을 그려 보고 싶거나, 바느질을 시작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늘리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물건을 꺼내려면 상자를 여러 개 옮겨야 하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다른 것을 먼저 치워야 한다면 시작이 번거로워집니다.

새로운 활동을 위한 공간을 생각할 때는 막연히 방 하나를 비우기보다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는다면 편히 앉을 자리와 조명, 읽는 책을 둘 곳이 필요합니다. 바느질을 한다면 작업할 면과 도구를 안전하게 보관할 자리가 필요합니다. 활동을 마친 뒤 정리하는 방법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큰 가구나 많은 용품을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가진 가구로 작은 자리를 마련해 사용해 보고, 실제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보완해도 됩니다.

공간을 마련했다고 활동이 저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때마다 자리를 만들고 도구를 찾는 수고는 줄여 볼 수 있습니다.

한 공간부터 바꾸어 보고 판단합니다

생활에 변화가 생기면 집 전체를 새롭게 꾸미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지는 중이라면 무엇이 필요한지 아직 분명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한 공간에서 먼저 시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주 입는 옷의 위치를 바꾸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던 책상을 새로운 활동에 맞게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살펴봅니다. 그 자리에 자주 앉게 되는지, 필요한 물건을 편하게 꺼낼 수 있는지, 다른 가족의 생활에 불편을 주지는 않는지 확인합니다.

생각과 다르다면 다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를 먼저 경험해 보면 큰 가구를 옮기거나 구매하기 전에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한 번 정한 배치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이 달라질 때 집의 쓰임도 다시 손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사는 사람에게 맞는 집으로

똑똑365는 공간을 정리할 때 현재의 불편과 함께 가족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살핍니다. 물건의 양만 확인해서는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누가 집에 머무는지, 어떤 활동이 늘었는지, 무엇을 더 이상 자주 사용하지 않는지 알아야 자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공간도 함께 생각합니다.

집을 크게 고치지 않아도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주 쓰는 물건을 가까이 옮기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을 평소에도 활용하며, 지금 필요한 활동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집 안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방이나 수납장 한 곳을 살펴보면 어떨까요. 그곳에 있는 물건과 배치가 지금의 생활에도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생활이 달라졌다면 집도 그 변화에 맞춰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집 안에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자리를 마련해 보았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논문

[1] Ekerdt, D. J., Sergeant, J. F., Dingel, M., & Bowen, M. E. (2004). Household Disbandment in Later Life.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59(5), S265–S273.

「노년기 이사에 따른 살림 정리와 소유물 축소 과정」
DOI: 10.1093/geronb/59.5.S265 · 논문 전문 보기

인물 특집 · 10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① 곤도 마리에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1.곤도마리에

옷장에는 옷이 가득한데 아침마다 입을 옷이 없다고 느낍니다. 찬장에는 그릇이 많지만 늘 사용하는 것은 몇 개뿐입니다. 물건은 충분한데, 정작 마음에 드는 것을 편하게 꺼내 쓰기는 어렵습니다.

정리를 시작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싸게 산 물건도 있고, 선물로 받은 물건도 있습니다. 지금은 쓰지 않지만 언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보관할 이유를 찾다 보면 대부분 원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이때 질문의 방향을 바꾸어보도록 권합니다. 버릴 물건을 찾기보다, 앞으로도 함께 지내고 싶은 물건을 선택하는 것입니다.[1]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정리를 시작하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살펴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버릴지보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먼저

곤도 마리에의 곤마리 방식은 자신이 바라는 생활을 먼저 그려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어떤 집에서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생각한 뒤 물건을 살펴보는 것입니다.[1]

이 질문은 집을 얼마나 비울 것인지와는 다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녁마다 편하게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필요한 도구를 쉽게 꺼내 음식을 만드는 주방을 원할 수 있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에게는 식탁 위의 물건을 치우지 않고 바로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생활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니 남길 물건도, 필요한 공간도 같을 수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정리는 남의 집처럼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일입니다.

‘설레는가’라는 질문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곤도 마리에의 철학을 대표하는 기준은 물건이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물건을 하나씩 손에 들고 자신의 반응을 느껴보도록 제안합니다.[1]

그렇다고 모든 물건 앞에서 즉시 답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물건의 가격이나 상태는 금방 설명할 수 있어도, 자신이 그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쉽게 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옷 한 벌을 떠올려봅니다. 유행하는 옷은 아니지만 입으면 편하고, 거울을 볼 때도 마음에 듭니다. 다른 옷은 비싸게 샀지만 입을 때마다 어딘가 불편해 다시 벗어놓습니다.

이 둘을 살펴보는 동안 가격과는 다른 기준이 드러납니다. 실제로 손이 가는 것은 무엇인지, 입었을 때 편안한 것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다만 ‘설렘’이라는 말을 일상에 적용할 때에는 필요한 물건을 감정만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서류나 비상용품처럼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보관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소중한 물건을 알아보는 질문이 반드시 필요한 물건까지 버리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물건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알아갑니다

정리하다 보면 평소에는 몰랐던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색의 옷보다 다른 색의 옷을 자주 입고 있을 수 있습니다. 손님이 올 때 쓰려고 마련한 그릇보다 작고 가벼운 그릇을 매일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예전에 산 물건을 잘못된 선택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써보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물건을 살 때 그 경험을 떠올리면 됩니다. 멋져 보이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편하게 사용할지, 비슷한 물건이 이미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리가 지금 가진 물건을 살펴보는 시간이라면, 그때 알게 된 취향은 다음 선택에도 참고가 됩니다.

선물을 보관하는 마음도 돌아봅니다

선물은 정리할 때 특히 망설이게 되는 물건입니다. 사용하지 않더라도 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곤도 마리에의 공식 글에서는 선물을 포장한 채 넣어두기보다 먼저 열어보고 사용해보도록 권합니다. 실제로 써본 뒤에도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받았을 때의 기쁨과 감사한 마음을 인정하면서 떠나보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2]

이 관점은 선물한 사람의 마음과 물건의 보관을 구분해 생각하게 합니다.

고마운 마음이 있다고 해서 모든 선물을 평생 같은 방식으로 간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지금도 볼 때마다 반갑고 소중하다면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남겨둘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죄책감만으로 결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계속 가지고 싶은지, 사용할 수 있는지 천천히 살펴보고 스스로 선택하면 됩니다.

남긴 물건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좋아하는 물건을 골랐다면 그다음에는 보관할 자리를 정해야 합니다. 곤마리의 수납 안내에서도 남길 물건을 결정한 뒤 각각의 위치를 마련하도록 설명합니다.[3]

좋아하는 찻잔을 남겨놓고도 다른 그릇 뒤에 묻어두면 좀처럼 사용하지 못합니다. 마음에 드는 옷도 서랍 깊숙이 눌려 있으면 다시 손이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남기는 것과 잘 사용하는 것은 이어져야 합니다. 아끼는 물건을 꺼내 쓰고, 필요한 만큼 돌보며,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것입니다.

똑똑365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자리 찾기’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남긴 물건을 찾기 쉽고 쓰고 나서도 넣기 편한 곳에 두어, 일상에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정리한 집에 자신의 취향이 남았으면 합니다

곤도 마리에의 철학을 읽으며 생각해볼 것은 집에 물건이 몇 개 남았는지만은 아닙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가 공간에 담겨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책이 꽂힌 서가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좋아하는 그릇을 모아둔 찬장이 즐거움일 수 있습니다. 모든 집이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옷장이나 찬장을 연다면 버릴 것부터 찾기 전에 자주 쓰고 싶은 물건 하나를 골라보면 어떨까요. 편하게 입는 옷, 손에 잘 맞는 컵, 펼쳐보고 싶은 책이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왜 좋아하는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정리하고 난 집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조금 더 잘 보였으면 합니다. 아껴두기만 했던 물건을 꺼내 쓰고, 그 물건과 함께하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KonMari 공식 홈페이지. About the KonMari Method — 곤마리 방식과 정리 원칙.

[2] KonMari 공식 홈페이지. What to Do With Gifts That Don’t Spark Joy — 마음에 맞지 않는 선물을 대하는 방법.

[3] KonMari 공식 홈페이지. Simple Storage Solutions: Hikidashi Boxes — 남길 물건을 선택한 뒤 자리를 정하는 수납 안내.

곤도 마리에의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 철학을 소개하고, 생활 속에서 생각해볼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인물 특집 · 11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② 데이나 K. 화이트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2.데이나 K. 화이트

주말을 맞아 마음먹고 수납장을 엽니다. 오늘은 제대로 정리해보겠다고 안에 있던 물건을 모두 꺼냅니다. 바닥에는 책과 서류가 쌓이고, 탁자에는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부품과 케이블이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있습니다.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나누고, 종류별로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서류 한 장을 읽다가 멈추고, 오래된 사진을 보다가 시간을 보냅니다. 그사이 식사 준비를 해야 하거나 다른 일이 생깁니다.

수납장은 비었지만 거실은 전보다 어수선해졌습니다. 결국 꺼낸 물건을 상자에 담아 한쪽으로 밀어놓습니다.

정리를 하려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작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고, 끝내기 전에 시간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정리 관련 저자이자 ‘어 슬롭 컴스 클린(A Slob Comes Clean)’의 운영자인 데이나 K. 화이트도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물건을 전부 꺼내 정리하려다가 바닥에 더 큰 물건 더미를 만들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제안하는 방법은 이 어려움에서 출발합니다.[1]

정리를 하다가 멈추더라도, 꺼내놓은 물건을 다시 수습해야 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정리하는 동안에도 생활은 계속됩니다

물건을 모두 꺼내 살펴보면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 좋습니다. 충분한 시간과 작업 공간이 있다면 유용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정리만 할 수 있는 시간이 늘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도 해야 하고, 가족을 돌보거나 외출할 일도 있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지치는 날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꺼내면 정리를 마치기 전에 생활공간부터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잠을 자려고 침대 위의 물건을 옮기고, 식사하려고 식탁을 다시 치워야 합니다.

데이나 화이트는 물건을 하나씩 판단하고 처리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남기기로 한 물건도 나중에 옮길 더미에 쌓아두지 않고, 보관할 곳으로 바로 가져다 놓습니다. 중간에 멈추더라도 정리 과정에서 새로 만든 더미가 남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다.[1]

이 관점은 정리를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줍니다. 마칠 수 있는 시간이 언제 생길지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진행할 방법을 찾게 합니다.

어려운 물건부터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공개 지침은 판단하기 쉬운 것부터 처리하도록 안내합니다. 먼저 명백한 쓰레기를 치우고, 보관 장소가 정해져 있는데 다른 곳에 놓인 물건을 옮깁니다. 이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물건을 골라냅니다.[2]

이 순서에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서랍을 열자마자 오래된 편지나 값비싼 물건을 붙잡으면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빈 포장지를 치우거나 책상에 놓인 식기를 주방으로 옮기는 데에는 긴 고민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식탁에 여러 물건이 쌓여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모든 물건의 처리 방법을 한꺼번에 결정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빈 포장지는 버리고, 읽던 책은 책장에 놓고, 사용한 컵은 씻을 곳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남은 서류를 오늘 모두 살펴보지 못하더라도 식탁 위의 물건은 줄어듭니다. 결정하기 어려운 물건 하나 때문에 나머지 정리까지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남길 물건’ 상자가 그대로 남지 않도록

물건을 분류할 때 ‘다른 방으로 옮길 것’을 한곳에 모으면 효율적으로 느껴집니다. 한 번에 가져다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분류한 뒤에 작업이 중단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바구니나 상자는 그대로 남고, 며칠 뒤에는 무엇을 넣어두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할 물건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뿐, 처리는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데이나 화이트가 물건을 바로 가져다 놓는 행동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녀는 나중에 처리하려고 모아둔 물건들이 다시 어수선한 더미가 되었던 경험을 설명합니다.[1]

책 한 권을 책장에 가져다 놓고 돌아오는 일이 느리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책에 대해서는 옮기는 일까지 끝납니다. 도중에 다른 일이 생겨도 ‘나중에 정리할 책’으로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이동이 불편하거나 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잦은 왕복이 부담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무리해서 그대로 따르기보다 한 번에 처리할 범위를 줄이거나 도움을 받는 등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원래 방법과 자신의 생활 여건을 함께 고려하는 문제입니다.

필요하다면 어디에서 찾을까요

그녀는 물건을 판단할 때 먼저, 필요하다면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묻도록 합니다. 그 장소가 떠오르면 물건을 그곳으로 바로 옮깁니다. 어디에서 찾을지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필요해졌을 때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을지 묻습니다.[2]

이 질문은 물건이 멀쩡한지를 넘어 실제로 찾아 쓸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여분의 생활용품을 가지고 있어도 보관한 사실을 잊으면 같은 것을 다시 살 수 있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케이블도 상자에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필요할 때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잊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물건이라면 용도를 확인하고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두 질문은 판단을 돕는 기준이지, 모든 물건에 똑같이 적용할 폐기 규칙은 아닙니다.

똑똑365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자리 찾기도 물건을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관점과 연결됩니다.

보관할 공간의 크기도 판단 기준이 됩니다

데이나 화이트의 또 다른 핵심은 ‘컨테이너 개념(Container Concept)’입니다. 물건을 담는 공간에는 한도가 있으므로, 그 안에 맞게 보관할 양을 조절한다는 생각입니다.[2]

여기서 컨테이너는 새로 사는 수납함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랍이나 선반, 수납장도 물건을 담는 공간입니다.

이를 집 안에 적용해보면 판단이 조금 더 구체적이 됩니다.

장바구니를 보관하는 칸이 가득 찼다면 계속 접어 넣을 방법만 찾기보다 실제로 몇 개를 사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수건을 넣을 때마다 눌러 담아야 한다면 보관량이 그 공간에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납할 수 있다는 것은 억지로 밀어 넣으면 들어간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필요한 것을 꺼내고 다시 넣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꼭 필요한 물건에 비해 수납공간이 부족한 집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배치나 수납시설을 조정해야 합니다. 다만 공간을 늘리기 전에 지금 보관하는 물건과 양을 확인해보자는 것이 이 개념에서 참고할 점입니다.

오늘 끝낸 만큼의 변화를 인정합니다

정리한 모습을 떠올리면 물건이 가지런히 놓인 완성된 공간부터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를 치운 정도로는 별로 한 일이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탁에 식사할 자리가 생겼다면 변화가 있습니다. 바닥의 물건을 치워 편하게 걸을 수 있다면 그만큼 생활이 나아진 것입니다.

데이나 화이트의 방법은 정리를 끝낼 자신이 없어 시작을 미루는 사람에게 다른 선택을 보여줍니다. 오늘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을 처리하고, 정리하려고 벌여놓은 일을 남기지 않는 방식입니다.

집 전체를 마치지 못했더라도 오늘 옮긴 물건을 다시 분류할 필요가 없고, 꺼내놓은 물건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지지 않았다면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오늘 치운 식탁 한쪽에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면, 그 정리는 이미 도움이 된 것입니다. 그 정도의 변화부터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White, D. K. (2014). How to Declutter Without Making a Bigger Mess — 더 어지럽히지 않고 정리하는 방법. A Slob Comes Clean.

[2] White, D. K. 5 Steps for Working Through an Overwhelming Mess — 막막하게 쌓인 물건을 정리하는 다섯 단계. 저자 공개 자료.

데이나 K. 화이트가 직접 공개한 방법을 바탕으로, 생활 속 적용 예시와 고려할 점을 덧붙였습니다.

인물 특집 · 12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③ 줄리 모겐스턴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3.줄리 모겐스턴

주방을 정리했습니다. 그릇은 크기별로 나란히 놓고, 조리 도구는 서랍 안에 가지런히 넣었습니다. 보기에는 깔끔합니다.

그런데 커피 한 잔을 준비하려니 여러 곳을 열게 됩니다. 컵은 위쪽 찬장에, 커피는 반대편 수납장에, 필터는 다른 서랍에 있습니다. 각각 잘 정리되어 있지만 필요한 것을 모으려면 이곳저곳을 오가야 합니다.

물건은 가지런한데 커피 한 잔을 준비하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습니다.

정리·생산성 컨설턴트이자 『Organizing from the Inside Out』의 저자인 줄리 모겐스턴은 이런 불편에 주목하게 합니다. 그녀는 공간이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그 안에서 필요한 것을 찾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중요한 정리의 기준으로 설명합니다.[1]

보기 좋게 수납했는데도 생활이 편해지지 않았다면, 물건을 놓는 기준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납 방법보다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살핍니다

모겐스턴이 말하는 ‘안에서 밖으로 정리하기’는 자신의 필요와 습관, 목표를 이해한 뒤 그에 맞는 정리 방식을 만드는 접근입니다. 외부에서 찾은 수납법을 먼저 적용하고 자신을 거기에 맞추려는 방식과 구분됩니다.[1]

다른 집에서 잘 사용하는 방법이 고객님 댁에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서류를 세밀하게 나누면 찾기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분류 항목이 너무 많으면 어디에 넣을지 망설이다가 책상 위에 쌓아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둘 중 어떤 방식이 더 정교한지보다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리를 바꾸고 싶다면 평소의 불편부터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물건을 찾을 때 오래 걸리는지, 무엇을 사용할 때 여러 번 움직이는지, 어떤 물건이 늘 수납장 밖에 남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수납장 안을 한 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이유가 보입니다.

유치원 교실에서 배운 공간 구성

모겐스턴은 자신의 정리 원리를 설명하면서 유치원 교실을 예로 듭니다. 책을 읽는 곳, 미술 활동을 하는 곳처럼 활동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고, 필요한 물건을 그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에 두는 방식입니다. 물건을 넣을 곳도 분명하게 표시해 사용한 뒤 정리하기 쉽게 합니다.[2]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가’가 배치의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종이와 색연필, 가위는 종류가 다른 물건입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만들기를 할 때 함께 사용한다면 가까이 있는 편이 편리합니다.

이 관점을 집에 적용하면 수납장을 바라보는 질문도 달라집니다.

‘이 칸에는 무엇이 들어갈까’에 앞서 ‘여기에서 자주 하는 일은 무엇이고, 그때 필요한 물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함께 쓰는 물건은 가까이 둘 수 있습니다

컵은 컵끼리, 문구는 문구끼리 모으는 수납은 익숙한 방식입니다. 같은 종류를 함께 보관하면 수량을 파악하고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일을 할 때 함께 사용하는 물건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면 배치를 조정해볼 만합니다.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면 자주 쓰는 컵과 커피, 필터를 준비하는 곳 가까이에 둘 수 있습니다. 집 안의 컵을 모두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쓰는 몇 개만 가까이 놓고, 손님용 잔은 별도로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바느질을 자주 한다면 실과 바늘, 가위, 줄자를 한 바구니에 모아둘 수 있습니다. 작업할 때마다 필요한 도구를 따로 찾는 수고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모겐스턴의 활동별 배치 원리를 가정에 적용해본 예시입니다. 모든 물건을 반드시 한곳에 모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물건의 보관 조건과 안전을 지키면서, 함께 사용하는 것들이 불필요하게 흩어져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작은 집에서도 활동별 수납은 가능합니다

식탁에서 식사도 하고, 아이가 숙제도 하고, 어른이 서류를 살펴보기도 합니다. 한 공간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집은 흔합니다.

이런 집에서는 활동마다 자리를 따로 만들기보다, 필요한 물건을 꺼내고 치우기 쉽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숙제에 필요한 필기구와 공책을 가까운 수납장 한 칸에 모아두는 식입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사용하던 물건을 그 칸에 넣고 식탁을 비울 수 있습니다.

취미용품도 이동하기 쉬운 바구니나 상자에 모아두면 사용할 때 꺼내고, 마친 뒤에는 정해둔 곳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전용 책상이 없어도 준비와 마무리를 덜 번거롭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바구니에 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그 바구니를 어디에 둘지도 정해야 합니다. 계속 식탁 위에 남아 있다면 공간을 함께 쓰는 불편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물건을 줄인 다음에도 할 일이 남습니다

모겐스턴은 불필요한 물건을 덜어내는 일과 정리 체계를 만드는 일을 구분합니다. 물건을 줄이면 공간은 생기지만, 남은 물건을 사용하기 좋게 배치하는 일은 별도로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2]

책상 위의 오래된 서류를 치웠다고 생각해봅니다. 당장은 깨끗해졌지만 새로 들어오는 서류를 어디에 둘지 정하지 않았다면 다시 책상 위에 쌓일 수 있습니다.

처리할 서류와 보관할 서류를 구분하고 각각 놓을 곳을 마련해야, 다음 서류가 들어왔을 때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비운 자리를 어떻게 사용할지까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똑똑365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자리 찾기’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빈칸에 맞춰 물건을 넣기보다, 사용하는 사람과 쓰임에 맞게 자리를 정합니다.

정리를 마쳤다면 직접 사용해봅니다

모겐스턴의 철학을 고객님 댁에서 확인하는 방법으로, 정리한 공간을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주방이라면 차 한 잔을 준비해봅니다. 책상이라면 필요한 서류를 꺼내 일을 시작해봅니다. 취미용품을 정리했다면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해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물건이 빠져 있지는 않은지, 한 가지 일을 하려고 여러 곳을 오가지는 않는지, 사용한 물건을 넣을 때 다른 것을 들어내야 하지는 않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부분을 발견했다면 위치나 보관 방식을 조정하면 됩니다. 처음에 보기 좋게 배치했다는 이유로 불편을 그대로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리한 공간이 무엇을 편하게 해주는가

줄리 모겐스턴의 철학은 정리된 집을 판단하는 기준을 넓혀줍니다. 물건이 반듯하게 놓였는지와 함께,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무엇을 편하게 할 수 있는지도 묻게 합니다.

책을 읽으려 할 때 앉을 자리가 있고, 요리를 시작할 때 필요한 도구를 쉽게 꺼낼 수 있고, 숙제를 마친 뒤에는 식탁을 다시 식사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집을 생각해봅니다.

그런 집에서는 정리의 효과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준비하느라 시간을 보내거나 필요한 것을 찾느라 하던 일을 멈추는 일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를 마쳤다면 어떤 일이 편해졌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물건이 놓인 모습뿐 아니라, 그 물건을 사용하는 우리의 하루도 함께 달라졌으면 합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Morgenstern, J. Organizing from the Inside Out — 저자 공식 도서 소개 및 발췌문.

[2] Morgenstern, J. (2023. 2. 8.). Back to Basics: The Kindergarten Model of Organizing — 활동별 공간 구성과 수납 원리.

줄리 모겐스턴이 직접 설명한 정리 철학을 바탕으로, 가정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예시를 덧붙였습니다.

인물 특집 · 13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④ 카산드라 아슨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4.카산드라 아슨

거실에 놓인 물건을 서랍 안에 정리했습니다. 충전기는 충전기끼리, 필기구는 필기구끼리 나누었습니다. 탁자 위가 깨끗해지니 마음도 한결 편합니다.

그런데 가족이 묻습니다.

“충전기 어디 있어?”

서랍에 있다고 알려주었는데, 며칠 뒤에는 다시 탁자 위에 놓여 있습니다. 정리한 사람은 답답합니다. 자리를 정해주었는데 왜 넣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용하는 사람은 서랍을 열고 칸을 찾아 넣는 일이 번거롭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잘 정리된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정리 전문가 카산드라 아슨(Cassandra Aarssen)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클러터버그(Clutterbug)’라는 정리 유형을 제안했습니다. 그녀는 기존의 정리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사람마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납법이 다르다는 관점을 소개합니다.[1]

이 철학은 가족이 정리해놓은 방식을 따르지 않을 때, 사람의 태도뿐 아니라 방법도 살펴보게 합니다.

물건이 보이는 편이 좋은가요

아슨이 제안하는 첫 번째 구분은 물건이 보이는 수납을 선호하는지, 보이지 않는 수납을 선호하는지입니다.[2]

필요한 물건이 눈에 보여야 위치를 파악하기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자주 쓰는 물건을 선반이나 걸이에 두는 방식을 좋아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물건이 많이 보이면 어수선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납장 문을 닫았을 때 내용물이 보이지 않고, 탁자 위가 비어 있는 모습을 선호합니다.

어느 쪽이 더 정리를 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건을 보이게 두어도 종류와 자리가 분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밖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서랍 안에서는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건이 보이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그 방식으로 편하게 사용하고 정리할 수 있는지입니다.

얼마나 자세하게 나누는 것이 편한가요

두 번째 구분은 물건을 세밀하게 분류하는 방식과 큰 범주로 묶는 방식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입니다.[2]

필기구를 생각해봅니다.

볼펜, 연필, 형광펜을 각각 나누어야 찾기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자주 쓰는 필기구 몇 개를 한 통에 넣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도 있습니다.

세밀하게 분류하면 원하는 것을 바로 찾기 좋습니다.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그 구분을 이해하고, 넣을 때에도 같은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분류 항목이 많아질수록 번거롭게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큰 범주로 묶는 방식도 언제나 편한 것은 아닙니다. 물건이 많으면 하나를 찾으려고 통 안을 뒤져야 합니다.

따라서 분류의 세밀함은 물건의 양과 쓰임, 사용하는 사람을 함께 고려해 정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네 가지 유형은 정리 방법을 살펴보는 도구입니다

아슨은 이 두 가지 기준을 조합해 네 가지 유형에 이름을 붙였습니다.[2]

유형선호하는 수납 방식
나비형물건이 보이고, 큰 범주로 분류하는 방식
벌형물건이 보이면서, 세밀하게 분류하는 방식
무당벌레형물건은 보이지 않게 두고, 큰 범주로 분류하는 방식
귀뚜라미형물건을 보이지 않게 두면서, 세밀하게 분류하는 방식

이 유형은 사람을 평가하거나 성격을 확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편한 수납법을 생각해보는 실용적인 틀로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클러터버그 공식 안내에서도 한 사람이 여러 유형의 특징을 가질 수 있고, 공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3]

주방에서는 간단한 분류가 편해도 중요한 서류는 세밀하게 나누고 싶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물건을 보이지 않게 두고 싶지만, 작업할 때 쓰는 도구는 눈앞에 놓는 편이 편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유형인지 정하는 것보다, 어떤 방식에서 불편이 줄어드는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절충합니다

개인 서랍은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주방이나 거실은 한 사람의 취향만으로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아슨은 서로 다른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 때 이름표를 활용하거나, 수납장 문을 열면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구성하는 방법 등을 제안합니다.[3][4]

이 생각을 거실 수납에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탁자 위가 비어 있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은 충전기를 쉽게 찾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봅니다. 가까운 서랍에 충전기를 넣되, 다른 물건 밑에 묻히지 않도록 한 칸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종류가 많지 않다면 지나치게 세분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리한 사람만 이해하는 이름보다 가족이 평소에 쓰는 말을 사용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런 예시는 어느 한 사람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게 하는 대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입니다. 자리를 정할 때 사용한 뒤 어떻게 정리할지도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잘 지켜지지 않는 곳 하나부터 살펴봅니다

자신의 정리 유형을 알게 되면 그에 맞는 수납용품을 사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지금의 방식에서 무엇이 불편한지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물건이 반복해서 쌓이는 곳 하나를 골라봅니다.

서랍 안의 물건을 찾기 어렵다면 여러 겹으로 포개져 있는지 살펴봅니다. 겹치는 물건을 줄이거나, 서랍을 열었을 때 필요한 것이 보이도록 놓아볼 수 있습니다.

칸을 세밀하게 나누었는데 가족이 구분을 지키기 어렵다고 한다면 분류를 줄여볼 수 있습니다. 물건의 양이 적은데도 칸만 많아 불편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한 통에 너무 많은 종류가 섞여 찾기 어렵다면 자주 쓰는 것부터 따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새 수납함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전에 이런 조정부터 해보는 것입니다. 바꾼 뒤에도 불편하다면 그 이유를 다시 살펴보면 됩니다.

똑똑365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자리 찾기도 사용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정해진 위치뿐 아니라, 그곳에서 찾고 다시 넣는 방법까지 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왜 안 치웠어?”에 앞서 물어볼 수 있는 것

카산드라 아슨의 철학은 정리가 잘되지 않는 이유를 한 가지로 단정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가족이 물건을 다시 밖에 놓았다면 “어디에 두면 쓰고 나서 넣기 편하겠어?”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위치가 멀어서인지, 분류가 복잡해서인지, 수납공간이 가득 차서인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문제가 수납 방식 때문은 아닙니다. 정리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함께 정한 약속을 잊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유를 듣기 전에 성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바꿔볼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수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 가족의 모든 갈등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서로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알면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생깁니다.

함께 사는 집에서는 정리한 사람의 만족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필요한 것을 쉽게 찾고, 사용한 뒤에도 함께 정리할 수 있는 방식이었으면 합니다. 그 방법을 찾는 데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Aarssen, C. Cassandra Aarssen — 클러터버그 창안자 소개.

[2] Aarssen, C. Clutterbug eBook — 네 가지 정리 유형과 수납 방식.

[3] Clutterbug. 자주 묻는 질문 — 복합적인 정리 유형과 가족 간 조정.

[4] Aarssen, C. (2025. 9. 25.). How to Organize a Kitchen for Every Style! — 서로 다른 정리 방식을 고려한 주방 수납.

카산드라 아슨이 제안한 정리 유형을 소개하고,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적용해볼 예시를 덧붙였습니다.

인물 특집 · 14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⑤ 더 홈 에디트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5.클리아 시어러·조애나 테플린 (더 홈 에디트)

색깔별로 나란히 걸린 옷, 내용물이 보이는 수납함, 같은 모양의 이름표가 붙은 선반. 이런 모습을 보면 눈길이 머뭅니다. 고객님 댁도 저렇게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기에 좋은 것은 정리를 시작하고 싶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매일 여는 옷장과 찬장이 마음에 드는 모습이라면 사용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저렇게 정리하면 실제로 쓰기에도 편할까요. 물건을 꺼내고 다시 넣은 뒤에도 쉽게 정돈할 수 있을까요.

더 홈 에디트(The Home Edit)를 함께 만든 클리아 시어러(Clea Shearer)와 조애나 테플린(Joanna Teplin)은 정리에 디자인을 결합한다는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두 사람은 책과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정리 방식을 소개해왔습니다.[1]

이들의 작업에서는 아름다운 배열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살펴볼 것은 색깔과 수납용품, 이름표가 물건을 구분하고 사용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입니다.

색깔을 맞추면 보기 좋고, 구분하기도 쉽습니다

더 홈 에디트는 색상별 정리를 활용합니다. 공식 놀이방 정리 안내에서도 물건을 무지개색 순서로 배열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2]

색깔은 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색연필이나 만들기 재료를 색상별로 모으면 원하는 색을 찾기 편할 수 있습니다. 여러 색의 물건이 일정한 순서로 놓이면 전체적으로 정돈된 느낌도 듭니다.

옷장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셔츠나 니트처럼 종류를 먼저 나눈 뒤, 그 안에서 색상별로 놓는 것입니다. 필요한 옷의 종류와 색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물건을 색깔로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주제나 저자별로 찾는 사람에게는 내용에 따른 분류가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색상별 정리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건을 찾는 방식과 잘 맞는 곳에 활용하면 보는 즐거움과 편리함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 보이게 합니다

투명한 수납용품도 더 홈 에디트의 작업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공식 프로그램 안내는 투명한 용기를 통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합니다.[3]

이 방식을 집에 적용해보면 작은 생활용품을 찾거나 남은 양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여러 번 열지 않고도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참고할 것은 모든 물건을 같은 통에 옮겨 담는 모습 자체보다, 내용물을 알아보기 쉽게 만든다는 원리입니다.

원래 포장 그대로 수납함에 모아두어도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포장에 있는 제품명과 사용 정보를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별도 용기에 옮기는 경우에는 필요한 표시와 보관 조건을 유지해야 합니다.

투명한 용기가 편한 물건도 있고,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바구니에 담아도 불편하지 않은 물건도 있습니다. 무엇을 담을지 생각한 뒤 선택하면 됩니다.

이름표는 가족에게도 수납 기준을 알려줍니다

더 홈 에디트는 분류한 물건에 이름표를 붙이는 방법을 강조합니다.[3]

이름표는 수납을 단정하게 보이도록 하면서, 그곳에 무엇을 두는지도 알려줍니다. 특히 겉모습이 같은 바구니나 상자가 여러 개 있을 때 유용합니다.

가족이 함께 쓰는 수납장을 생각해봅니다. 정리한 사람은 위치를 알지만 다른 가족은 하나씩 열어보아야 할 수 있습니다. ‘충전기’, ‘문구’, ‘여분 수건’처럼 알아보기 쉬운 이름이 있으면 필요한 것을 찾을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사용한 물건을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름표가 단순한 장식을 넘어 가족이 공유하는 수납 안내가 되는 것입니다.

글씨체와 모양을 통일하는 것도 좋지만, 읽기 쉽고 가족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이어야 합니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만나는 지점은 이런 작은 부분에도 있습니다.

똑똑365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자리 찾기도 자리를 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그 위치를 알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납용품을 맞추기 전에 보관할 것을 정합니다

같은 수납함과 옷걸이를 사용하면 시각적으로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양을 통일하는 것만으로 물건의 분류와 배치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더 홈 에디트가 정리 전문가와 함께 소개한 공간 설계 안내에서도 보관 구역을 먼저 정하고, 그 구성에 맞는 수납용품을 선택하는 순서를 설명합니다.[4]

고객님 댁에서도 물건부터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함께 보관할지, 양은 얼마나 되는지, 수납장의 크기는 어떤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다음 기존 용품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바구니가 크기와 쓰임에 맞는다면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표의 위치와 표기 방식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전체가 정돈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물건에 맞는 수납용품을 고르고, 필요한 부분에 통일감을 주는 것입니다. 집 안의 모든 용품을 새로 맞추지 않아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좋아하는 물건을 보여주는 정리도 있습니다

정리를 생각하면 물건을 서랍이나 수납장 안으로 넣는 장면부터 떠올리기도 합니다. 더 홈 에디트는 소중한 물건을 보이는 곳에 두어 공간에 개인의 이야기를 담는 방법도 보여줍니다.

프로그램에서는 수상 기념물을 전시하고, 공식 놀이방 안내에서는 아이가 만든 작품 등을 보이게 보관하는 방식을 소개합니다.[2][3]

집에서도 볼 때마다 반가운 물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공들여 만든 작품이나 여행에서 가져온 작은 기념품이 그렇습니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골라 잘 보이는 곳에 두면 공간에 사는 사람의 취향과 기억이 드러납니다. 전시할 곳이 가득 찼다면 모두 늘어놓기보다 일부를 보관하고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정리는 물건을 감추는 일만은 아닙니다. 무엇을 보관하고 무엇을 보여줄지 정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생활한 뒤 다시 정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름답게 정리된 사진은 한순간의 모습입니다. 실제 집에서는 물건을 꺼내 쓰고, 새 물건이 들어오며, 바쁜 날에는 정리가 미뤄지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공식 안내에 소개된 두 사람의 설명에서도 자신들의 집이 어질러질 때가 있으며, 정리는 계속 관리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정리 체계가 마련되어 있으면 다시 정돈하기가 수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3]

이 대목은 화려한 결과만큼 중요합니다.

정리한 모습을 매일 똑같이 유지하기보다, 사용한 뒤 다시 정돈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물건을 넣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은지, 이름표와 실제 내용물이 맞는지, 새로 들어온 물건 때문에 칸이 지나치게 꽉 차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처음 정한 방식이 지금의 생활과 맞지 않으면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보기 좋은 수납 역시 사용하는 동안 관리하고 바꾸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보는 즐거움이 사용하는 만족으로 이어지도록

더 홈 에디트의 정리에서 참고할 점은 수납에도 자신의 취향을 담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색과 재질을 고르고, 물건을 알아보기 좋게 배열하며, 아끼는 것을 잘 보이는 곳에 둘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물건을 사용하는 과정도 살펴야 합니다. 필요한 것이 쉽게 구분되는지, 꺼내기 편한지, 사용한 뒤 제자리에 넣는 일이 번거롭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납장을 열었을 때 마음에 들고, 필요한 것을 꺼낼 때에도 편했으면 합니다. 보기 좋은 모습과 쓰기 편한 방식이 함께 갖추어질 때, 그 수납은 고객님 댁에 잘 맞는 디자인이 됩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The Home Edit. About Us — 클리아 시어러와 조애나 테플린의 설립 취지 및 브랜드 소개.

[2] The Home Edit. Our Top 10 Playroom Organization Tips — 색상별 정리와 작품 전시를 포함한 놀이방 정리 안내.

[3] Jones, M. (2022. 4. 1.). 10 ‘Home Edit’ Tips to Color-Code Your Way to Happiness — 프로그램에 소개된 정리 방법과 유지에 관한 설명. Netflix Tudum.

[4] The Home Edit. Building or Remodeling? Here’s How to Design a Home That’s Easy to Organize — 정리 전문가 Li McGi와 함께 소개한 공간 구성 및 수납 설계.

더 홈 에디트의 공식 자료와 프로그램 공식 안내를 바탕으로, 가정에서 적용할 때 생각해볼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인물 특집 · 15 / 15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⑥ 야마시타 히데코

똑똑365가 읽는 정리의 철학 6.야마시타 히데코

수납장 안쪽에 몇 년째 꺼내지 않은 그릇이 있습니다. 마음먹고 장만한 것이어서 가격도 기억합니다. 하지만 무겁고 관리가 번거로워 평소에는 다른 그릇을 사용합니다.

정리할 때마다 그 그릇 앞에서 망설입니다.

“비싸게 산 건데.”

그 말이 나오면 그릇은 다시 수납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자주 쓰는 그릇을 비좁은 틈에서 꺼내야 하는 불편도 그대로 남습니다.

물건이 아까운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쉽게 산 것이 아니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구입 당시의 가격과 지금 보관할 이유를 나누어 생각해볼 수는 있습니다.

일본에서 단샤리(断捨離)를 널리 알린 야마시타 히데코는 물건 자체의 상태나 쓸모만이 아니라, 그 물건과 자신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살펴보도록 권합니다. 그녀가 강조하는 기준은 ‘지금’과 ‘나’입니다.[1]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인지와 함께, 현재 자신의 생활에도 필요한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쓸 수 있는 물건과 내가 사용하는 물건

멀쩡한 물건은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고장 난 것도 아니고, 누군가는 잘 사용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건에 쓸모가 있다는 사실과 내가 그것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같지 않습니다.

크기가 맞지 않는 옷도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옷일 수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조리 도구도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야마시타 히데코는 물건을 바라볼 때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지, 적절한지, 편안한지를 살피도록 설명합니다.[1]

이 관점을 일상에 적용하면 ‘아직 쓸 만한가’에 이어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이것을 사용하는가’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고 곧바로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전부터 보관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넣어두기 전에, 지금도 보관할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가격과 앞으로의 쓰임을 나누어 생각합니다

비싸게 산 물건에는 당시의 기대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오래 쓰려고 골랐고, 좋은 것을 마련했다는 만족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과거의 구매를 잘못된 선택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시에는 필요했지만 생활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직접 사용해본 뒤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현재의 상황을 기준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릇이라면 다시 꺼내 쓰고 싶은지, 무게나 관리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사용할 만큼 마음에 드는지 살펴봅니다. 실제로 써보면 판단이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계속 사용하고 싶다면 편하게 꺼낼 수 있는 곳에 두면 됩니다. 앞으로도 쓰지 않을 것 같다면 판매나 나눔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어 간직하고 싶다면 그 이유를 인정하고 보관해도 됩니다.

이것은 야마시타 히데코가 강조하는 ‘현재의 자신과 물건의 관계’를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해본 생각입니다. 비싼 물건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격 외에도 판단할 기준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언젠가’가 어떤 때인지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손님이 오면 쓸 것 같고, 시간이 생기면 다시 시작할 것 같고, 필요해지는 날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예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계절용품이나 비상용품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아도 보관할 이유가 분명한 물건도 있습니다.

다만 여러 물건을 모두 ‘언젠가’라는 이유로 남기고 있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지, 그때 사용할 다른 물건이 있는지, 보관할 공간은 충분한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취미용품이라면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하고 싶다면 필요한 도구를 확인하고 작은 작업부터 해보아도 좋겠습니다. 관심이 달라졌다면 그 변화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좋아했던 것을 지금도 똑같이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오래 쉬었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한 취미를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기간만 세기보다 앞으로 어떤 관계로 남겨두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보관하는 동안의 불편도 살펴봅니다

물건을 보관하려면 자리가 필요합니다. 먼지를 닦거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안쪽의 물건을 꺼내기 위해 앞에 놓인 것을 옮겨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관 여부를 생각할 때에는 물건의 가치와 함께 관리하는 데 드는 수고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거의 쓰지 않는 큰 상자가 수납장 앞을 막고 있다면 다른 물건을 꺼낼 때마다 옮겨야 합니다. 옷장이 가득 차 있다면 자주 입는 옷을 넣고 꺼내는 일도 번거로워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물건을 남길지뿐 아니라 다른 곳에 보관할 수 있는지, 보관량을 조정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까운 물건을 지키는 마음과 매일의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일은 함께 고려할 문제입니다. 현재의 불편도 판단에서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들어오는 물건에도 같은 질문을 합니다

야마시타 히데코의 공식 설명은 불필요한 물건을 내보내는 것과 함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줄이는 일도 다룹니다.[1]

이 관점은 물건을 구매하거나 받아들이는 순간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할인해서 눈길이 가는 것인지, 실제로 사용할 물건인지 생각해봅니다. 무료로 받을 수 있어도 집에 가져온 뒤 쓰임이 있을지 살펴봅니다.

집에 비슷한 것이 있다면 그것부터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기존 물건이 불편해서 새것이 필요한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는지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것입니다.

똑똑365의 제자리 찾기도 이미 가진 물건을 찾아 쓰기 쉽게 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새 물건을 들일 때에는 어디에 두고 사용할지도 함께 생각합니다.

남기기로 한 선택도 존중합니다

단샤리를 단순히 많이 버리는 방법으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야마시타 히데코는 물건에 대한 집착과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 의미를 둡니다.[2]

그 철학을 받아들이더라도, 버린 양으로 정리의 성과를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족사진이나 기념품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아도 중요한 물건이 있습니다. 계절이나 특정한 상황을 위해 보관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 역시 현재의 생활에서 유효한 보관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의 기준으로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의 물건은 그 주인의 생각을 들어야 합니다.

충분히 살펴본 뒤 남기기로 했다면 잘 보관하면 됩니다.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상태와 용도에 맞는 처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생활에도 자리를 내어줍니다

야마시타 히데코의 철학은 물건 앞에서 현재의 생활을 돌아보게 합니다. 예전에 필요했던 것이 지금도 필요한지, 앞으로 사용하고 싶은지, 계속 간직할 의미가 있는지 묻게 합니다.

그 질문의 답은 물건마다 다를 것입니다. 다시 꺼내 쓰기로 할 수도 있고, 소중히 보관하기로 할 수도 있으며,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기로 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살펴보고 결정했다면, 예전과 같은 자리에 남아 있더라도 보관하는 이유는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비싸게 산 물건을 아끼는 마음만큼, 오늘 그 집에서 지내는 생활도 소중했으면 합니다. 무엇을 남길지 생각할 때 지금의 필요와 편안함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by 똑똑365


참고 자료

[1] 야마시타 히데코 공식 홈페이지. 「断捨離 — あなたは片づけでこんな間違いをしていませんか?」— ‘지금’과 ‘나’를 기준으로 물건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정리 철학.

[2] 야마시타 히데코 공식 홈페이지. 단샤리(断捨離)의 개념과 취지.

야마시타 히데코의 공식 자료에 소개된 철학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생각해볼 질문과 적용 예시를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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